글로벌 투자은행인 도이치방크가 한국은 일본의 저성장 시기였던 ‘잃어버린 10년’을 따라갈 가능성이 적다고 진단했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도이치방크는 “한국의 경제성장이 구조적인 둔화세를 보이긴 하지만, 일본의 장기 불황을 답습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도이치방크는 한국 경제가 2011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평균 3.5% 성장세를 보이다 20201년부터 2030년까지는 2.5%대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 내다봤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여타의 금융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저조한 편이고, 빠르게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 진단이다.

그러나 도이치방크는 현재 한국 경제의 상황이 장기불황이 시작했던 당시 일본의 상황과는 달라, 한국에 대해 ‘잃어버린 10년' 우려를 내비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당시 일본은 선진국들과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가치를 인위적으로 절상시켜서 수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한국은 엔화약세 등 환율요인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일본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부동산 경기 상황을 봐도, 일본은 1980년대 후반 금리를 인상하면서 부동산 경기를 경착륙시켰고, 이로 인한 부작용을 한동안 앓았다. 그러나 한국은 점진적인 금리정상화가 예상되고, 부동산 경기도 연착륙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도이치방크는 “과거 엔화강세에 일본 기업이 해외생산을 확대하면서 국내 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했다”라며 “한국정부는 기업들이 해외 생산보다 국내 투자로 눈을 돌리게 하기 위해 규제와 세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헤럴드생생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