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어-걸스 앤 피스’ 스타트

아시아 한류 열풍의 주역이었던 걸그룹 소녀시대가 홀로그램 기술을 무기로 데뷔 후 첫 월드투어를 펼치며 북미와 남미지역 공략에 나선다.

소녀시대가 지난 8일과 9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월드투어 ‘2013 소녀시대 월드 투어- 걸스 앤 피스(2013 Girls’ Generation World Tour- Girls & Peace)’ 첫 공연을 열었다.

소녀시대는 세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 ‘훗(Hoot)’을 시작으로 ‘애니멀(Animal)’ ‘말해봐(Talk Talk)’ ‘더 보이스(The Boys)’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 ‘세이 예스(Say Yes)’ ‘댄싱 퀸(Dancing Queen)’ 등 앙코르 포함 총 28곡을 2시간 30분 동안 선보였다. 그 동안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플라워 파워(Flower Power)’ ‘파파라치(Paparazzi)’ 등 일본 내 히트곡 무대도 함께 진행됐다.

소녀시대는 국내 단독 콘서트 사상 최초로 무대에 홀로그램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첫 곡 ‘훗’에서 홀로그램으로 등장했던 소녀시대는 ‘애니멀’에선 홀로그램과 실제 멤버들의 모습를 절묘하게 교차시킨 무대로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국내 단독 공연 사상 첫 홀로그램 무대…K-팝 새로운 맹아 보여준 소녀시대
걸그룹 소녀시대가 지난 8일과 9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3 소녀시대 월드 투어- 걸스 앤 피스(2013 Girls’ Generation World Tour- Girls & Peace)’ 첫 공연을 가졌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홀로그램은 가수들이 직접 무대에 서지 않아도 3차원 입체영상으로 실제 무대처럼 꾸밀 수 있는 기술로 SM엔터테인먼트(SM)와 YG엔터테인먼트(YG) 등 대형기획사들이 K-팝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M은 지난달 20일 KT와 홀로그램 공간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YG는 다음달 에버랜드에서 ‘K팝 홀로그램-YG 앳 에버랜드’의 쇼케이스를 개최한 후 KT와 손잡고 서울 동대문과 제주도 등지에 대형 K-팝 테마파크를 열 계획이다. 이날 공연 중 홀로그램 무대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K-팝 공연의 새로운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무대였다. 공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소녀시대의 리더 태연은 “이번 공연의 핵심은 홀로그램”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국내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걸그룹답게 볼거리 역시 풍성했다. 무대 전면에 배치된 초대형 분수와 화려한 레이저쇼, 지름 3.6mㆍ높이 1.8m의 대형 케이크 등 다양한 무대 장치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소녀시대는 멤버 개인 무대를 과감히 배제하는 대신 전 곡에 걸쳐 유기적인 팀워크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며 공연의 밀도를 높였다. 소녀시대는 와이(Y)자형 대형무대 곳곳을 오가며 관객과 거리를 좁혔다. 공연 내내 군 위문공연을 방불케 했던 남성 관객들의 함성도 여느 공연에선 접하기 힘든 이채로운 광경이었다.

소녀시대는 다음달 20일 대만 타이베이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ㆍ북미ㆍ남미 등지의 주요 도시를 돌며 월드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