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솔로곡 ‘나쁜 기집애’ 음원사이트 올킬…2NE1 리더 씨엘
그룹서 못보여준 힙합 맘껏 발산 뮤비선 의상 15벌 선보여 과감한 패션 강한 이미지 부각 동료들 내 노래 부를때 행복
강한 이미지의 걸그룹 투애니원(2NE1)에서 가장 강한 이미지를 가진 리더 씨엘(CL). 그의 첫 솔로 곡은 가장 강한 음악 장르 중 하나인 힙합, 여기에 제목도 강한 ‘나쁜 기집애(The Baddest Female)’다.
이 같은 ‘강(强)’의 연속 콤보에 수많은 팬들이 움직였다. ‘나쁜 기집애’는 다소 약한 대중성을 가진 힙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8일 공개 직후 대부분의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석권하며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모았다. 씨엘을 지난 3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솔로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씨엘은 “‘베드(Bad)’란 단어는 ‘나쁜’이란 의미 외에 ‘멋있다’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며 “나는 아름다운 여성상보다 멋있는 여성상을 꿈꾼다. ‘나쁜 기집애’엔 그런 내 생각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씨엘은 “‘곡의 영어 제목인 ‘더 배디스트 피메일(The Baddest Female)’은 데뷔 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YG)의 프로듀서 페리(Perry)가 붙여준 별명”이라며 “현재 나의 이미지가 완성되기 전부터 나를 대표해 온 문구”라고 덧붙였다.
‘나쁜 기집애’는 YG의 히트메이커이자 프로듀서 테디가 작사ㆍ작곡ㆍ편곡한 곡으로 BPM(분당 박자 수) 70의 느린 비트가 특징이다. 씨엘은 테디와 공동으로 작사에 직접 참여했다. 씨엘은 힙합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내 롤모델은 로린 힐(Lauryn Hill)의 랩과 보컬이다. 투애니원에서 래퍼로서의 모습을 대중에게 충분히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며 “힙합을 좋아하기 때문에 솔로로 나선다면 힙합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이 투애니원은 익숙해도 씨엘은 낯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쁜 기집애’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인기에 대한 생각 대신 곡 자체에 집중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뒤따른 것 같다. 소속사 동료들까지 ‘나쁜 기집애’를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나쁜 기집애’의 뮤직비디오 속 씨엘의 이미지는 곡 이상으로 강하다. 뮤직비디오에서 총 15벌의 의상을 선보이는 씨엘은 과감하고도 난해한 패션을 통해 평소의 강한 이미지를 더욱 구체화시킨다. 대학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 때 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씨엘은 “실제 성격도 강한 편이지만 아시아인의 조용하고 소극적인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투애니원 월드 투어를 성황리에 마친 뒤 자신감도 한층 높아졌다”며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이 처음에 나를 만났을 때 아시아인들 중에서도 이렇게 옷을 입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더라.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도 멋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나를 통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씨엘은 이달 중 ‘나쁜 기집애’ 활동을 마친 뒤 다시 투애니원의 멤버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씨엘은 “‘나쁜 기집애’는 투애니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곡”이라며 “언젠가는 꼭 내 이름을 걸고 의미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팬”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꼭 출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