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사 순이익의 37%를 삼성전자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만 해도 상장사 순이익의 19%를 차지했으나 4년 만에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삼성전자, 현대차의 실적은 나아지고 있는 반면 다른 상장사들은 세계 경기 둔화로 실적이 악화됐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의 연결기준 실적 집계를 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201조1036억원, 29조493억원으로 전년보다 21.9%, 85.7% 증가했다. 작년 유가증권시장 499개 상장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이 7.6% 늘고, 영업이익이 2.0% 줄어든 것과 비교해 두드러진 성장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매출액(1776조1958억원)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1.3%, 영업이익(95조6584억원)에서는 30.4%였다. 세금·이자 등을 제외한 사업체의 최종적 수익인 순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사상 최대치로 커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순이익은 전년보다 73.3% 증가한 23조9453억원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전체 순이익(65조789억원)의 36.8%를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셈이다. 순이익 상위 2∼6위 기업인 현대자동차(9조563억원), 기아자동차(3조8647억원), 현대모비스(3조5420억원) 등을 합쳐도 삼성전자 순이익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상장사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2009년 19.5%, 2010년 19.9%였다가 2011년 30.7%로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해 비중은 전년보다 6%포인트 이상 늘었다. 상장사 전체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95조6천584억원 가운데 삼성전자는 30.8%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상위 2위인 현대자동차(8조2369억원)와의 차이는 20조원 이상이었고 SK(4조5971억원), 포스코(3조6531억원)와의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대기업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뚜렸했다. 상장사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벌어들인 영업이익 비중은 2011년 7.9%에서 작년 8.8%로 늘었다. 순이익 비중도 11.5%에서 13.9%로 높아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50.6%로 절반을 넘어섰다.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받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세계 경기 둔화에도 실적이증가했지만 다른 기업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이익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 순이익이 70% 이상 증가했지만 SK(-48.9%), 포스코(-35.8%), LG화학(-30.6%), 현대중공업(-62.8%)은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영업이익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서 삼성전자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은 회사는 LG전자(199.7%)가 유일했다. SK텔레콤(-23.3%), KT(-30.6%) 등 11개 기업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나머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만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3% 감소했고, 순이익은 33.0%나 급감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당수 상장 기업이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