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점심.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SK커뮤니케이션즈 사내 한 강의실에는 서른 명 안팎의 직원들이 스케치북과 펜을 들고 모여 든다. 사내 동호회인 ‘행복 화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행복화실은 SK컴즈에만 있는 독특한 동호회 프로젝트인 ‘판타스틱 팀플레이’ 중 그림을 좋아하는 직원들이 모인 동호회다. 직원들은 30분 정도 그림을 그리고 이를 녹화해 사내 게시판에 올려 다른 직원들과 공유한다. 직원들의 공감을 받아 회사로부터 동호회 후원금을 받는 방식이다. 머릿수대로 지원금을 주는 다른 회사와 달리 구성원의 공감이 많을수록 후원금도 많아진다. 이렇게 만든 작품으로 지난 연말 사내에서 작은 전시회도 열었다.
‘판타스틱 팀플레이’는 정진호 SK컴즈 기업문화팀 매니저 작품이다. 그의 사내 주요 업무는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는 것’이다. 회사과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안하는 ‘스토리캠프’와 이를 직접 실행하는 ‘액션캠프’가 모두 기업문화팀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지난 해에는 업무에 지쳐 책상 위에 가득 물건을 쌓아놓고 일하는 직원들을 돕기 위해 청소 SO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를 사내 방송으로 생중계해 직원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회사에서 창의적으로 업무에 몰입하고 즐겁게 일해야 한다는 그의 행복에 대한 철학은 삶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평소 그림 그리는 취미를 갖고 있는 그는 지난해 말 ‘철들고 그림 그리다’라는 책을 출판했을 정도의 실력자다. 그는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그림 그리기를 말하고 있다”며 책에 대해 설명했다.
“행복해지는 데도 기술이 있다”고 강조하는 그는 “SK그룹 전체가 구성원과 고객과 이해당사자의 행복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으며,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라는 가치와도 잘 맞는다”며 젊은 SK컴즈 직원들의 ‘행복(해피)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가 속한 기업문화팀은 지금도 행복해지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발굴, 제시하고 있다. 사내방송을 통한 직원들과의 소통, 복지와 관련된 실질적인 프로젝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책가방에 학용품을 넣어 선물하고, 아이와 학부모에게 편지를 두 통 써서 보내주는 세심한 배려로 직원들에게 감동을 준다.
정 매니저는 “큰 돈을 쓰는 게 않아서 경영진이 오히려 좋아한다”며 “올해 운영하고 있는 액션캠프처럼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창의적으로 일에 몰두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컴즈 해피 전도사는 오늘도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