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본사 이전 쉬인, 중국과 미국 상장 승인 대기 중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의 온라인 패스트 패션기업 쉬인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해에 전년 대비 두배 넘게 증가한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기록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현재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한 쉬인은 지난해 자사 웹사이트의 총 상품 거래액(GMV)이 450억달러(약 60조원)를 기록, 이익은 20억달러를 돌파했다.
쉬인은 지난 2021년에는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 2022년 7억달러(약 9400억원)의 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쉬인의 경쟁사 H&M과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의 이익은 최근 회계연도 각각 8억2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와 58억달러(약 7조8000억원)였다.
쉬인은 재무 관련 수치에 대한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쉬인이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중국과 미국 감독 당국의 상장 관련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쉬인은 지난해 11월 비공개로 미국 뉴욕시장 상장을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신청을 했으나 아직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쉬인은 이에 따라 런던 상장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또 쉬인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도 주식 매각 승인 요청을 했으며 몇 주 내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쉬인은 현재 본사가 싱가포르에 있는 데다 모든 매출도 중국 밖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 난징에서 설립돼 사업 대부분이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어 중국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시장에선 이번 승인이 중국에서 설립된 후 지정학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해외로 이전한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쉬인은 또 상장 추진과 함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판매 모델에 대한 미 당국의 조사 등을 감안해 미국 정가에서 막대한 로비활동을 벌여왔으며 지난해 9개월간 로비자금으로 200만달러(약 27억원)를 지출했다.
미국 의회는 쉬인의 본사가 싱가포르에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점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중국 기업정보 사이트 톈옌차와 링키드인 등에 따르면 2022년 말 현재 쉬인 직원 1만382명이 중국 현지 12개 이상의 자회사에서 물류에서부터 웹사이트 관리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 본사 직원은 200명에 불과하다.
현재 싱가포르로 이주한 쉬인의 창업자 쉬양톈(40)은 이 회사의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와 제너럴 애틀랜틱,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쉬인은 최근 자금조달 과정에서 600억달러(약 80조원) 이상의 회사 가치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