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김민지 기자] 적어도 현재 시점에선 ‘원/달러 환율 상승=증시 하락’이란 공식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외환시장의 변화는 주식시장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라며 “원/달러 환율과 증시 간의 공식 유효성 여부에 무게중심을 두기보다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불안과 관련한 엔/달러 환율의 변화를 확인하는 작업이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 연구원은 “엔화 강세의 속도나 엔 캐리 청산의 속도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처럼 급격히 진행되기 보단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시나리오 하에서는 주식시장은 엔화 강세로 인한 주가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국내 증시에선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3원 급락하며 1330원 대를 기록했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11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지수 역시 0.8% 하락 마감한 바 있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선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주식 시장 역시 강세를 보인다는 공식이 통용돼 왔지만, 전날 만큼은 정반대로 흐른 셈이다.
한 연구원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일본은행(BOJ) 총재의 발언을 앞둔 경계심리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란 두 가지 요인이 중첩돼 이 같은 현상을 불렀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80원대에서 1380원대까지 상승하는 구간에서 코스피도 같이 상승하는패턴이 자주 출현했고, 외국인도 올해 역대급 속도로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면서 “기존에 알고 있던 공식이 이미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로 ▷과거 고환율 시대에 비해 무역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 ▷과거 고환율 구간에 비해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이 우상향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급증으로 인한 외화 환전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란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