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치인에 대한 신랄한 풍자로 이목을 끌어온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맑눈광이 간다’ 코너가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출국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이송'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의 장면은 지난 7일 방송된 ‘맑눈광이 간다’에 출연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인터뷰에서 나왔다.
기자를 연기한 김아영이 김 위원장에게 "다음 중 각 당의 지지율을 더 폭락시킨 행동을 고른다면?"이라 질문을 던지며 답안의 보기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런''과 '이재명 대표의 부산 병원에서 서울 병원으로 '헬기런'을 제시했다. '런'은 영어 '런(Run)'을 의미하는 것으로 도주했다는 뜻으로 조롱할 때 쓰는 인터넷 유행어다.
이 대표가 올해 1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에서의 피습을 당한 후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를 타고 전원한 것을 '헬기런'이라 표현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망설임 없이 ‘이종섭의 호주런’을 골랐다. 김 위원장은 “이 분(이종섭 전 대사)이 조사를 받는, 말하자면 ‘피의자’”라며 “그런 분을 대사로 임명하고, 만약 당당하다면 정식으로 발표해서 호주대사로 가면 되지, 왜 도망가듯 하나, 그러니까 ‘호주런 대사’가 된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김아영이 "‘호주런’을 시킨 그 분(윤석열 대통령을 의미)에게 영상편지를 띄워달라"고 요청하자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님, 왜 그러셨어요. 국방장관 지낸 분을 뭐 그렇게 떳떳하지 못하게 보내니까 호주 국영방송에서까지 씹혔잖아요. 국격 많이 추락시키셨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후 이 대표 전원을 ‘헬기런’으로 표현한 것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해당 방송이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한 누리꾼은 "신동엽(SNL 출연 개그맨)이 피습당해서 헬기 수송해도 작가들이 '헬기런'이라고 쓸 수 있으면 인정한다"라고 댓글을 달았고 두 번째로 많은 추천수를 받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칼에 찔려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에게 ‘헬기런’이라니, 작가가 제정신이냐”며 따졌고, 다른 누리꾼도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이게 비교가 되는 거냐. 선 넘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김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주장대로 '의대 증원을 통해 지방 의료 개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동의한다. 의사 선생님들 숫자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다만 "대통령 의지가 이러니까 따라와라, 이런 거는 안 된다"며 "조폭영화에 보면 ‘꿇어’라고 있는데, 그렇게 대통령이 모욕을 줘가면서 대화가 되겠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