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연구결과…“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은 80%↑”

“치매는 모계 유전”... 어머니 치매라면 자녀 발병 위험 51%↑
치매 환자.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어머니가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를 앓으면 자녀가 걸릴 위험이 8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한국 등 8개 국가 1만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하고 질병 여부를 진단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0일 밝혔다.

응답자들의 평균 연령은 72.8세였으며, 여성 비율은 59.2%였다.

연구 결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치매 병력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47% 증가했다. 그 중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72% 증가했다.

대상자의 아버지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 치매 위험은 51%, 알츠하이머병은 80% 각각 높아졌다.

모계 치매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68%, 남성은 100% 이상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어머니 쪽으로 유전되는 X성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DNA 등이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부모가 치매 병력이 있다면 금연과 절주, 식습관 개선, 고혈압·당뇨 등의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에 거주하는 평균 연령 72.8세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치매 여부 진단은 임상평가,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임상신경학저널(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