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은행 요구불예금 21조원 ‘껑충’

해외 주식 수익실현·부동산투자 위한 대기자금

미국 긴축 강화 기조에 기대감 꺾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5대 은행의 대기성자금인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1조원이나 불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해외 증권투자금을 회수하고 부동산 투자 등을 위해 임시로 자금을 예치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23조8731억원으로 전달(602조8237억원)보다 21조494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은 지난 3월 619조2650억원을 기록한 이후 4월 608조9654억원, 5월 602조8237억원으로 급감했지만 지난달 들어 상승 전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외 주식 등 수익을 실현한 자금을 비롯해 향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6월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도 금액은 121억8752만달러(약 15조8937억원)으로, 매수 금액 112억8314만달러(약 14조7143억원)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시장에서 주요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긴축 기조가 강화된 영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유럽, 영국 중앙은행들은 모두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6월 호주중앙은행(RBA)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려잡았다. 캐나다중앙은행(BOC)도 깜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금을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기준 거주자 해외증권투자액은 17억5000만달러로 전달(30억30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거주자 해외증권투자액은 지난해 12월 43억7000만달러였지만 이후 1월 36억9000만달러, 2월 24억8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긴축 종료 기대가 약화된다고 하면 주가 하락에 반영될 것”이라며 “해외순투자규모, 특히 주식은 아무래도 조금 줄어들 것이다. 늘어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금리 상승·비용 증가로 기업 사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시장은 기업 실적 기대를 줄이고, 이는 증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번주와 다음주엔 미국 연준 위원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이 예정돼있어 매파 발언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지시간으로 5일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6일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의 연설이 진행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 기준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86.8%를,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3.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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