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대표모델 XC60 중고시장서 ‘된서리’
경쟁모델 늘어…중고차 하방압력 커질 듯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JTBC ‘효리네 민박’ 시리즈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볼보의 중형 SUV ‘XC60’의 중고차 판매가가 최근 시장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볼보가 ‘안전마케팅’을 시작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수요가 늘었던 해당 모델이 5년이 지난 시점에 매물로 잇달아 나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5일 엔카닷컴이 빅데이터를 토대로 2020년식 국산·수입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볼보 XC60 2세대 T6 인스크립션’ 모델은 전월 대비 가격이 4.27% 하락한 4979만원을 기록했다. 감가가 심한 전기차(테슬라 모델3)를 제외한 수입 중고차가 대부분 -2.1~5.75%의 변동폭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뚜렷한 하락세다.
카이즈유가 집계한 2020년식 XC60 중고차의 1~4월 판매량은 총 68대였다. 지난해 1~4월 44대보다 판매량이 약 54.5% 증가했다.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가격이 하락한다는 건 중고차 시장에 XC60 숫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XC60은 5월 들어서 판매가가 유독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지난 1월부터 가격이 하락해 내려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시장에 나온 중고차 매물을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차량 가격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국내 시장에 판매를 시작한 볼보의 XC60은 현재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통계를 기준으로 총 2만501대가 운행하고 있다. 2019년식이 3966대, 2021년식이 3226대로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당시 볼보는 국내 시장에서 ‘안전 마케팅’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안전인증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공개하고, 광고와 뉴스 등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통한 홍보에도 매진했다. 중형 SUV인 XC60은 볼보 마케팅 전략의 중심에 있었다. 2019년식 XC60은 볼보가 차량 협찬을 진행한 TV 예능 ‘효리네 민박2’가 종영하고 1개월 뒤인 2018년 6월 국내에 출시 소식을 알렸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또 일본차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수입차 시장에 볼보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한 때도 이때다. 국내 도로에 늘어났던 XC60이 차량 교체 주기인 5년 만에 중고차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향후 XC60의 중고차 가격 하락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볼보가 순수 전기차 C40과 XC40 리차지 트윈 등 친환경 차량을 내놓으면서 볼보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지털 패키지를 탑재한 XC90, 페이스리프트한 XC40 BEV/MHEV 모델도 지난해 출시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선택지가 늘어나면 중고차 가격은 당연히 떨어진다”며 “2025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로의 전환기에 있기 때문에 내연기관 중고차는 가격에 추가적인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엔카닷컴의 이번 5월 중고차 시세는 엔카닷컴 빅데이터를 토대로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코리아자동차,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와 벤츠, BMW, 아우디 등 수입차 브랜드의 2020년식 인기 차종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다. 주행거리 기준 6만㎞ 무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산차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70% 소폭 상승해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수입차는 전월 대비 0.10% 미세하게 오른 보합세를 기록했다. 시세 변화가 두드러진 모델은 전달 대비 5.75% 판매가가 크게 오른 ‘포르쉐 카이엔 (PO536) 3.0 쿠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