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임대 전문 플랫폼 ‘삼삼엠투’ 거래액 700% 증가

매물 유형도 다양화…원룸부터 강남 고급 아파트까지

출장·학업 등 단기임대 수요↑…전세사기 불안감 등

“임대차 불안정성 보여주는 것…주세 대세 되긴 어려워”

15일 서울 강남구 아파트 일대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최근 전·월세를 넘어 집주인에게 주(週)마다 임대료를 지불하는 ‘주세’ 거래가 늘어나는 등 단기임대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그간 출장, 학업, 이사 등으로 인해 임시 거주지를 찾는 이들의 수요가 꾸준히 있었던 데다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과 전세사기 불안 등이 겹치면서 보증금이 월세 수준이거나 아예 없는 단기임대로 눈길을 돌리는 젊은 층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임대차 시장에서 주 단위로 임대료를 받는 단기임대 매물이 늘고 있다.주택 단기임대 전문 프롭테크 기업 ‘삼삼엠투(33㎡)’는 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작년 한 해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매물 개수가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단기임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같은 기간 삼삼엠투 회원 가입자 수 또한 전년보다 300% 이상 증가했고 거래금액은 700% 이상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또,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방’에 등록된 서울 내 단기임대 매물은 지난 16일 기준 2235개, 전국 매물은 1만419개였다.

매물 유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그간 원룸, 오피스텔, 빌라 등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단기임대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는 보증금 100만원, 주세 450만원으로 단기임대 매물이 올라와있기도 하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는 1주 임대료 98만5000원, 보증금 33만원 매물이 있었고, 강남구 언주역 인근 오피스텔 매물은 보증금 33만원에 1주 임대료 33만원 수준이었다. 대학가인 서대문구 신촌 인근의 원룸은 1주 임대료가 10만원~20만원대 시세가 형성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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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의 단기임대 매물들이 올라와 있다. [삼삼엠투(33㎡) 애플리케이션 캡처]

이 같은 주세 호황에는 여러 목적으로 인해 임시 거주지를 찾는 단기임대 수요 증가와 불안정한 임대차 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삼삼엠투 관계자는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간다거나 장기 여행, 인테리어 리모델링 공사 동안 한 두 달 거주할 곳을 집 근처에서 찾는 수요가 있다”며 “지방 거주자들은 학업, 인턴 등의 이유로 서울 내 단기임대를 찾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평소 관심있던 지역이나 주택 등을 단기로 몇 주만 살아보는 등 일종의 ‘체험’ 수요도 일부 있다는 전언이다.

이른바 ‘빌라왕 사건’을 비롯해 잇따르는 전세사기 피해 사례로 인한 불안감과 금리가 높아지면서 임차보증금 대출 부담이 커진 것도 주세 거래 증가에 한 몫했다. 서울에서는 평균적으로 월세 보증금도 억대에 달하지만 주세로 살게 될 경우 보증금 액수가 월세 수준이라 목돈이 많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쉽게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러한 거래 유형은 보증금 부담이 전·월세에 비해 덜한 만큼 임대료 총액으로 따지면 월세보다 더 비싸다는 한계와 주거 불안정성으로 인해 보편화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단기임대 매물이 늘어나는 건 그만큼 임대차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워낙 시장이 안 좋아 역전세 사례도 많고 전세피해가 일어나다보니 주세로도 돌리는 사례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마다 임대료를 내는 방식은 세입자나 집주인이나 임대차의 안정성이 깨지는 것으로 거래 유형의 대세가 되긴 어렵다"며 “시장이 안정화되면 전세 수요가 다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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