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의 눈부신 복귀전을 가능케 한 아버지의 한마디
타이거 우즈 [AF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드라마같은 복귀전에는 돌아가신 아버지 얼 우즈(2006년 작고)의 천금같은 한마디가 큰 원동력이 됐다.

8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골프채널에 따르면 우즈는 이날 마스터스 골프대회 1라운드이자 1년 4개월 만의 투어 정규대회 복귀를 앞두고 샷 감각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티오프 전 22분 가량 워밍업 시간을 가졌는데 볼 컨택이 투박하거나 샷 미스가 나기도 했다. 일생일대의 복귀전을 앞둔 우즈에게 충분한 자신감을 주지 못한 샷이었다. “끔찍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우즈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그때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아버지는 '계획된 워밍업 과제를 다 마쳤니? 충분히 웜업이 됐니? 그러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아라. 그저 나가서 플레이를 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게 정확히 오늘 내가 한 일이다. 그냥 가서 플레이를 한 게 전부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경기 직전 샷 난조로 힘겨운 출발을 할 뻔했던 우즈는 아버지의 생전 가르침에 생각을 단순화하고 오로지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결국 우즈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기록, 단독선두 임성재(5언더파 67타)에 4타 뒤진 공동 10위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우즈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생애 가장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을 겪을 때도 아버지에게 배운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텨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는 작년 말 사고 후 첫 인터뷰서 “특수부대에서 배운 아버지의 가르침이 도움이 됐다. 아무리 긴 고통이라도 잘라서 견디라는 게 아버지의 방식이었다. 9개월 동안은 지옥이지만, 두세 시간은 견딜 수 있다. 두세 시간 견디는 걸 반복하면 몇 주가 되고, 몇 달이 된다. 그게 쌓여서 여기 이 방에 이렇게 걸어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서는 부모님을 떠올리며 울먹이기도 했다.

우즈는 이날 경기 후 "초반에 언더파로 시작할 수 있었지만 8번홀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언더파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지금 내가 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경기가 시작됐으니) 내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나올 것이고 그 후엔 나만의 작은 세계에 빠져 경기를 할 것이다"며 "이제 겨우 1라운드가 끝났다. 아직 3번의 라운드가 더 남아 있다. 많은 거리를 걸어야 하고, 또 많은 샷을 또 해야 한다"며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