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재·증권·카드 4개 계열사
작년 순익 두자릿수 상승률 기록
1위인 KB금융 4.41조 바짝 추격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이 지난해 순이익 4조241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전년 3조343억원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KB금융의 순이익 4조4096억원보다 적지만, 2위인 신한금융(4조193억원)보다 많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4개의 삼성금융 계열사 모두 지난해 순이익이 1년 전보다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생명(1조5977억원)과 삼성화재(1조1264억원)는 나란히 순이익 ‘1조 클럽’ 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덕을 봤다. ‘주주에 따른 소유기업 당기 순이익’이 같은 기간 1조2657억원에서 1조4694억원으로 늘면서 당기순이익도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 손해율 개선 등으로 보험 영업이익 및 투자 영업이익 모두가 개선되며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삼성화재는 2020년 순이익 7573억원에서 48.7%의 이익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주식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삼성증권도 순이익 1조원을 코앞에 두게 됐다. 삼성증권은 2021년 순이익 965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5078억원) 대비 이익이 90% 이상 늘어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소비 독려 등으로 삼성카드의 순이익도 지난해 5511억원으로 전년 3987억원보다 38% 가량 증가했다. 신한카드에 이어 업계 2위인 삼성카드의 신용판매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카드의 신용판매는 지난해 122조25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가 늘었다.
이에 금융지주사들도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들의 성장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이르면 다음달 삼성카드가 주축이 돼 생명·화재·증권을 모두 통합한 플랫폼 ‘모니모’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금융 계열사들이 낼 시너지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 금융 계열사 이용자는 현재 중복 가입자를 포함해 약 3200만명 정도로 집계된다. 중복 가입자를 제외하더라도 2000만명 정도가 모니모 이용자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KB·신한 등 금융지주사 1·2위의 플랫폼 사용자수 목표를 뛰어넘는 수치다.
한 지주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출시 등과 연계해 공격적 마케팅이 이뤄지면 당장 삼성카드부터 업계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건설·삼성의료원 등과 모두 통합 시너지를 낼 경우 플랫폼 파워는 은행권이 따라가기 힘들만큼 예측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