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카페 나란히 인건비 불어나

신산업 추진에 따른 인력 충원

주식보상비용도 편입

“일회성 비용…지속여부 낮아”

고공행진 개발자 몸값에 주식보상까지…카카오금융도 못피한 인건비 ‘폭탄’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카카오 금융계열사들도 인건비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들은 통상 인건비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는 전통 금융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 문제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고공행진하는 개발자 몸값과 신사업 추진·주식보상비용 등으로 인해 지난해 인건비가 급증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로 대표되는 카카오 금융계열사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인건비가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전년 대비 53.5%가 늘어난 1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 역시 전년 대비 인건비가 123.3%가 증가한 596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을 진행했기 때문에 주식보상비용 등이 인건비에 편입된 영향이 있다. 임원들이 대량의 주식매도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카카오페이의 경우 109억3300만원이 해당 비용으로 들어갔다. 다만 카카오페이의 경우 이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약 92.5% 인건비가 증가해 이 자체만으로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개발자들의 몸값이 높아진 시장 상황도 관련이 있다. 이들 회사는 지점이 없는 대신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전체 구성원에서 개발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타 업권에 비해 높은 편이다. 카카오뱅크는 약 절반 가까이, 카카오페이는 절반 넘는 구성원이 개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적인 신사업 추진도 인건비 증가 원인 중 하나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앞두고, 관련 채용을 진행해왔다. 카카오페이도 카카오페이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와 디지털손보사 출범을 준비하며 인력을 충원했다. 2021년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1031명, 카카오페이도 900명 이상 구성원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인력 충원에 따라 자연스러운 인건비 상승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회사는 지난해 인건비에서 일회성 비용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높아, 이같은 규모의 인건비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주담대의 경우 4분기 관련 인력 셋팅이 끝나 신제품 출시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난해 인건비가 늘어난 데는 성과급 지급 반영시기가 바뀐 일회성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모회사인 카카오가 계열사 상장 후 그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년간, 그 밖의 임원은 1년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도록 하면서 단시일 내 추가적인 주식보상비용 지불에 대한 가능성을 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