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우려 기술주·민감주 팔아
델타변이 확산에 제약주 등 매수
서학개미들이 미국의 긴축 우려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달 주식 포트폴리오를 대거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집중 매수해오던 테슬라와 애플 등 기술주 등을 매도한 데 반해,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 속에 제약주를 대거 순매수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그동안 집중 매수해오던 기존의 유명 기술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테슬라로 순매도 금액이 지난달 31일 기준 9923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애플이 9613만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유니티 소프트웨어와 팔란티어의 순매도액도 각각 7136만달러, 4770만달러로 3,4위에 올라섰다. 대표적인 메타버스주인 로블럭스 역시 4229만달러로 6위를 차지했다.
서학개미들은 동시에 여행항공 및 관광주 등 경기민감주도 팔아치웠다. 에어비앤비의 순매도액은 3060만달러, 보잉은 1357만달러, 디즈니는 376만달러, 카니발은 76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주의 순매도도 두드러졌다. 국내 투자자들은 3배 레버리지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을 8621만달러 순매도했고, 대만 반도체업체 TSMC(ADR)도 2020만달러 팔았다. 서학개미들이 지난달 기술주와 경기민감주를 일제히 매도한 것은 한 풀 꺾인 해외투자 열풍 속에서 극과극을 오갔던 미국발(發) 긴축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서학개미는 제약주에 대해서는 순매수로 일관했다. 모더나는 6018만달러를 사들였고, 화이자 역시 3992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해외주식 중 각각 4위, 7위에 해당한다. 전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백신주에 투자심리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ETF도 순매수 상위권을 대거 차지했다. 아이쉐어즈 아이박스 달러 투자 등급 회사채 ETF의 순매수액은 6232만달러로 ETF 가운데 가장 높은 규모를 자랑했고,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와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스파이더(SPDR) ETF도 각각 4024만달러, 3894만달러로 6,8위에 올라섰다. 이는 계속되는 긴축 우려 속에서 안정적인 투자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의 인기 기술주인 아마존과 구글(알파벳A)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했다. 아마존은 순매수액 1억9810만달러로 해외주식 순매수액 중 가장 높았고, 구글가 1억2923만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