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가격 예상치인 연 1만∼2만5000달러 훌쩍 넘어”

미 FDA, 18년 만에 알츠하이머병 신약 승인…가격 연 6230만원
미 FDA에서 승인된 알츠하이머병 신약 ‘애드유헬름’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7일(현지시간) 18년 만에 알츠하이머병 신약 ‘애드유헬름’을 승인했다.

FDA는 이날 미 제약사 바이오젠이 일본의 에자이(Eisai) 제약사와 함께 개발한 이 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젠의 애드유헬름은 2003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FDA의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관련 신약이다.

2003년 승인된 약은 불안이나 불면증 같은 증상을 관리하는데 그쳤다.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 원인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신약 승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다만 이 신약 역시 환자의 정신적 쇠퇴를 되돌리지는 못하고 단지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젠은 이 약 가격이 연 5만6000달러(약 6230만원)라고 밝혔다.

1회 투여하는 데 드는 비용은 4312달러(약 480만원)로 책정됐다. 이 치료제는 4주에 한 번씩 주사로 맞아야 한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연 1만∼2만5000달러(약 1113만∼2781만원)를 훌쩍 넘어선 가격이라고 CNBC 방송이 전했다.

고가 논란에 대해 마이클 보나토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타당한 가격”이라면서 “20년간 혁신이 없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을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보나토스 CEO는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연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치료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

아울러 보나토스 CEO는 향후 4년간 애드유헬름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신약으로 바이오젠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CNBC는 전망했다.

FDA의 승인에 회사 주가도 폭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바이오젠 주가는 전장보다 38.3% 오른 주당 393.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0% 치솟은 468.55달러를 찍기도 했다.

FDA는 바이오젠에 약의 효능 확인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도록 했다. 후속 연구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 추론, 의사소통, 기본적 일상 업무에 필요한 뇌의 영역을 서서히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신약은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로 불리는 해로운 단백질 덩어리의 제거를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