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硏, 탄산광물 전환기술 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시멘트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미세먼지연구단 정순관 박사 연구진이 산학연 공동으로 시멘트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폐기물은 동시에 줄이고, 폐플라스틱의 사용은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군인 시멘트 산업에서는 온실가스를 기술적으로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시멘트 제조 시 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폐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은 유연탄보다 탄소배출계수가 작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연료비용을 줄이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폐플라스틱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소 성분과 광물로부터 발생된 칼륨이 농축된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염소 농축 먼지는 지정폐기물로 분류돼 처리 시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폐플라스틱 활용 확대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시멘트 제조 시 배출되는 폐기물인 염화칼륨(KCl) 함유 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탄산칼슘으로 전환하는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염화칼륨이 물에 잘 녹는 성질에 착안해 추출을 통해 염화칼륨 함유 먼지로부터 염화칼륨을 99% 제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이때 세정에 사용된 물은 역삼투압 방법을 이용해 염화칼륨을 분리하고 세정에 재활용하는 기술을 적용해 물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염화칼륨이 제거된 미세 먼지 잔여물은 70% 이상이 생석회로 구성돼 있어 탄산칼슘으로 전환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탄산화 반응의 원료로 사용된다. 폐플라스틱 연소에 의해 발생된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배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전환하는 각각의 공정으로 구성돼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하나의 반응기에서 이산화탄소 포집과 동시에 유용한 탄산칼슘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효율적이며 경제적인 공법으로 평가된다.
실제 시멘트 공장 현장에 설치된 파일럿 규모 평가에서 이산화탄소 제거율 97.5%, 흡수된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산칼슘으로의 전환율은 100%, 초미세먼지(PM2.5)를 90% 제거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이산화탄소로부터 생산한 탄산칼슘은 도로용 건자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정순관 박사는 “시멘트 산업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역발상의 기술로써 국가 탄소중립 실현 및 폐플라스틱 대란 해소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는 혁신 기술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평화엔지니어링, 에니텍, 고등기술연구원, 경기대, 공주대와 개발된 기술을 확대 적용하기 위한 최적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4건의 국내외 특허출원 및 3건의 국내특허 등록이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