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부진에 수출감소
설비·건설투자 어려워
근원인플레도 0% 대
“불확실성 매우 높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반영,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무려 2.3%포인트나 떨어뜨린 수치다. 기준금리도 두달 만에 다시 사상 최저치인 0.50%로 전격 인하했다.
한국은행은 28일 올 우리 경제가 -0.2%로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인 2.1%를 거의 뒤집었다 할 정도로 큰 폭의 수정이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은 3.1%로 전망했고,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0.3%, 1.1%로 예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도 0.50%로 0.25%포인트 낮췄다. 지난 3월 0.50%포인트 인하를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이뤄진 추가 조치다.
한은이 이처럼 성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내리고, 기준금리도 또 한 차례 내린 것은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기 충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을 반증하다고 볼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내 경제에 대해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년 중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하는 0% 내외 수준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내 물가 전망과 관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농축수산물 가의 상승폭 축소 등으로 0%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 수요측면에서의 상승압력 약화 등으로 금년 중 0%대 초반을, 근원인플레이션율을 0%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경제에 대해선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제약되면서 크게 위축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각국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어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방향 운용과 관련,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이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