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6일 격리 후 이 달 10일 자가격리 16일 만에 확진

“증상인지 늦어졌을 가능성…잠복기 경과 발병으로 확정 못 해”

특이한 28번 환자…신종 코로나 ‘잠복기 14일’ 미스터리
국내 28번째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격리된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이 환자는 "당장 퇴원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없다"는 담당 병원 소견이 나왔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에서 28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여성이 여러 궁금증을 낳고 있다. 통상 신종 코로나의 최장 잠복기 14일을 훌쩍 넘은 16일째에서야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데다, 이 기간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잠복기 14일이 맞는 것인지, 무증상 감염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잠복기 14일을 둘러싼 미스터리=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8번 환자는 3번 환자(54세 한국인 남성)의 밀접접촉자로 지난달 26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가 10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격리에 들어간지 16일 만이다.

일부 중국 논문에서 아주 드물게 23일 뒤에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사례가 나오기는 했지만,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를 최대 14일로 보고 있다.

이 환자는 또 확진에 이르기까지 검사도 여러 차례 받았다고 한다. 잠복기 만료 시점을 앞둔 8일 검사를 받았지만, 이때 결과가 음성과 양성을 가르는 기준에 가까운 ‘경계’에 해당해 이후 24시간 간격으로 두차례 검사를 다시 했고, 10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28번째 환자는 이같은 보건당국의 신종 코로나 잠복기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보건당국은 현재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가 최장 14일이라는 전제하에 방역망을 가동하고 있다. 만약 이 기준이 바뀌면 방역체계 전체를 재정비해야 할 수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잠복기가 끝나는 지난 8일 검사에서 바이러스 양이 적어 이틀간 재검사를 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잠복기 14일 내에 결과가 나왔다고 봐야 한다”며 “중국 논문도 대부분의 환자가 14일 이내에 확진을 받고 아주 드물게 23일까지 발견된 환자가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앞으로 이런 케이스가 더 많아지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14일 잠복기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잠복기를 더 늘리게 되면 오히려 방역망 체계가 더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증상 감염? 아니면 진통소염제 때문에 몰랐나?=이와 함께 이 환자는 격리기간에는 발열 등 특별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이 환자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와 관련 없는 성형외과 진료를 받았는데, 이때 처방받은 진통소염제를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복용했다. 진통 소염제로 인해 증상을 인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이와 관련 “증상 없이 양성으로 발견된 무증상 감염일 수도 있고, 아니면 경미한 증상이 있었으나 약(진통소염제)으로 인해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방지환 중앙임상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도 “28번 환자는 잠복기가 길 수도 있겠지만 초기 증상을 못 느꼈을 가능성도 있다”며 “초기 증상이 경미하다는 점을 고려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