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쪽 짜리 전체 특검보고서 편집본 공개 “사법방해 했지만, 성공은 못했다” “러시아와 만났지만, 공모 증거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 “게임 끝, 완전한 승리” 민주당 “트럼프 위법행위 관여, 원본 공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한 22개월 간의 로버트 뮬러 특검팀 수사결과 보고서가 18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특검은 핵심의혹인 사법방해에 대해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했고 형사처벌할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모 의혹에 대해서도 트럼프 진영이 러시아와 만났지만, 공모 증거는 없었다고 결론을 냈다. 하지만 수사 결과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임 끝”이라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트럼프가 사법방해와 다른 위법행위에 관여한 증거가 나타났다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이날 전체 특검보고서(448쪽) 편집본을 의회에 제출하고, 특검 웹사이트에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편집본은 현재 진행중인 수사에 방해될 소지가 있는 정보나 대배심 심리 등 4개 분야의 내용은 가려졌다.
바 장관은 이날 보고서 공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이 전개한 증거만으로는 대통령이 사법방해 혐의를 저질렀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특검보고서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과 관련, 양측간 다양한 접촉에도 불구하고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사법방해 의혹 조사를 포함한 수사를 통제하려는 일련의 행위들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대통령의 노력은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는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트럼프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요구를 거부했기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예컨데,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을 공개한 뒤 도널드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뮬러 특검을 해임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하지만 맥갠 고문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사임했다.
이 같은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검 측의 대면조사를 거부해, 서면조사로 대체된데다 대부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특검은 소환장 발부를 검토했지만, 긴 법정 다툼 등을 고려해 결국 소환 결정을 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뮬러 특검팀은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의 법률적 판단에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특검보고서가 발표되자 트위터를 통해 “게임 끝”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특검 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한 승리”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방해와 다른 위법행위에 관여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의회의 책임이며, 탄핵도 가능한 한가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하원 법사위는 오는 5월2일 바 법무장관을 출석시켜 추궁하는 한편, 편집되지 않은 특검보고서 원본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CNN방송은 “뮬러보고서가 트럼프의 정치적 미래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