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 자유화’ 공론화…학생은 조용, 학부모ㆍ교사만 후끈

- 서울교육청 학생 청원게시판, 두발 자유화 무관심 - 학부모 반대 의견 속 교사 단체 찬반 논란 활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학생 두발 자유화 관련 공론화가 학생들의 침묵 속에 학부모와 교원, 그들만의 공론화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 이후 서울시교육청 시민ㆍ학생 청원게시판은 두발 자유화와 관련한 교육 주체별 관심 차이가 뚜렷하다.

학부모들의 의견이 주로 게시되는 시민 청원게시판에는 두발 자유화와 관련한 의견 제시가 활발한 반면, 학생들의 의견이 제시되는 학생 청원게시판에는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민 청원게시판에는 자신을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교권 보호를 위해 두발 자유화를 없애달라는 내용의 청원과 함께 염색이나 파마와 같은 두발 형태 자유화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학생 간 위화감 조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학부모 의견이 대부분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여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중ㆍ고생 두발 자유화를 전국으로 확대해달라는 일부 학생들의 청원만 있을뿐, 이해 당사자인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계층갈등이나 위화감 조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염색이나 파마 자유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대다수인 상황이다.

두발 자유화와 관련해선 교사 관련 단체들의 의견 개진도 활발한 모습이다. 전교조나 서울교사노조 등은 두발 자유화가 학생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공론화 과정이 학생들의 숙의 민주주의 체험 과정이라는 차원에서 환영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반면, 한국교총 등에선 공론화가 학교 자율권을 침해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높은 관심과 달리 학생들의 침묵 속에 서울시교육청의 공론화 취지가 빛바랠까 우려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두발 자유화 관련 공론화를 선언하면서 “학교구성원 의견 수렴 시,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존중해 주시면 학생들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민주적 효능감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