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정보사회로 지칭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4차 산업혁명은 개별적으로 발달한 각종 기술의 ‘융합’이 이뤄지면서 종전의 산업혁명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범위가 넓게 진행되고 있다. 학교교육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창의적 인재를 길러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이미 20세기부터 산업화 사회의 산물인 학교교육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현재 학교 제도는 기본적으로 학교급과 학년제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이에 따라 국가가 설정한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학년의 교육과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학생도 시간이 흐르면 다음 학년으로 진학하고, 일정 기간 후에는 졸업한 뒤 상급 학교에 진학한다.
같은 교실에 있는 학생 사이에서도 상당한 정도의 학력 격차가 존재하고 있지만, 교사에게는 정해진 진도에 맞춰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임무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학급과 학년에서 등수가 매겨지는 상대평가는 학습 성과를 관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정하는 목적보다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것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산업화 사회의 학교를 공장에 비유하면, 교육과정의 단계는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학생을 시간의 흐름대로 이동시키고 있다. 공장에서는 상품의 판매를 위해 공정별로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불량품이 발생하면 이를 교정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기별, 학년별로 나타나는 학습부진아에 대해 철저한 학습 지원이 이뤄지지 못해 공장보다 품질관리 수준이 현저히 떨어진다.
미래에는 창의성과 인성을 바탕으로 학생 개개인의 꿈과 끼를 키워주는 ‘맞춤형 선택학습’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지능정보사회의 고도화가 이뤄지면 개인별 완전학습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지원이 가능하다. 모든 학생이 수준별로 학습하고 이를 완전히 이해해 전 과목에서 ‘A’를 받을 수 있는 개인별 절대평가 체제도 실현 가능하다.
20세기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래 사회에서는 개별화된 학습이 확산돼 학교가 사라지고 교사는 모두 실직할 수 있다는 경고성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새로운 학교와 교사의 역할을 설정하고 모든 아이가 학습을 통해 성취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미래 학교를 디자인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 계획을 지원하는 ‘학습 플래너’,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learning to learn)’할 수 있도록 하는 ‘학습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 미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적인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인성, 창의성, 시민의식, 대인관계 능력, 문제해결 능력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 전문성을 계발해야 한다.
학교급과 학년제가 유연한 무학년제 학교 제도를 만들고, 학습자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습자 중심의 선택형 학습과 평가가 이뤄지는 미래형 학습 지원 체제를 적용해야 한다. 교사의 양성, 선발과 학교 시설에 대해서도 재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미래형 학교의 디자인과 실행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야 할 교육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