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병진 기자] 지난달 17일자 본지 단독보도에 이어 24일자 추가보도로 촉발되기 시작한 롯데제과 불량 화이트쿠키 빼빼로가 한 달여 가까이 각종 언론에 오르내리며 홍역을 치루고 있다.

‘빼빼로 데이’를 맞아 대학 후배로 부터 선물로 받은 빼빼로가 이상하다는 대구지역 한 20대 여대생의 제보에서 시작된 취재가 전국적인 파문을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다.

[현장에서-김병진] 불량 빼빼로 파문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

처음엔 생산과정에서 일부 불량이 난 제품이 유통됐거니 했다. 이후 2~3일여가 지난 뒤 우연한 기회에 동네 대형마트에서 그 제품을 구입해 시식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인근 10여 곳 마트를 찾았지만 버젓이 진열대에 올라 소비자들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는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언론에 기사화만 되지 않았을 뿐, 인터넷상에는 소비자들 불만의 댓글이 도배를 할 정도로 많은 논란이 일고 있었다. 문제는 상황이 이와 같은 데도 업체 측의 능동적이지 않은, 조금은 무덤덤한 듯 한 대처가 공분을 샀다.

롯데제과는 이 제품이 논란이 일자 홈페이지에 불량과 관련한 안내를 공지, 리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찾아보기 힘든 곳에 위치했다. 좀 더 솔직하게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자체적으로는 모든 것을 다 파악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대처가 미흡, 빼빼로가 큰 사랑을 받는 만큼 소비자들 분노도 더욱 컸다.

전국적으로 문제의 화이트 쿠키 빼빼로(29만여 박스)가 전량 회수됐기를 믿어본다. 불량식품은 현 정부가 규정한 4대악 중 하나다. 또 다시 국민들이 분노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지역 언론계에서 필자는 언제부터 인가 부터 일명 ‘빼빼로 기자’로 불려 씁쓸하다. 주변 동료 선후배 기자들이 단독 특종을 했다고 해서 붙여준 별칭이다. 단독기사를 찾는 기자이기 전에 이 나라의 한 소시민으로서 지극히 상식적인 과자를 먹기를 원한다.

또 다시 먹거리와 관련된 특종을 원하지 않는다. 이번 파문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다시는 롯데제과는 물론, 전국의 모든 과자에서 상식 이하의 불량 제품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