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의혹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15년전 공식 제기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신 작가가 과연 그 표절 대상 작품을 “정말 몰랐을까”에 여론의 향배가 모아지고 있다.

신경숙은 이번 표절 지적에 대해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본명 히라오카 기미타케(平岡公威))의 소설 ‘우국’(憂國)을 “알지도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여러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신 작가 해명의 진실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응답하라, 신경숙”…‘우국’ 정말 몰랐나?

문학평론가 정문순은 지난 2000년 문예중앙 가을호에 신 작가에 대한 비평 ‘통념의 내면화, 자기 위안의 글쓰기’를 싣고 신 작가의 ‘전설’을 비롯, 다수의 표절 의혹들을 전면적으로 다뤘다. 이 글은 ‘전설’이 ‘우국’과 유사한 구절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데다가 모티브와 내용, 구조 면에서도 유사하다면서 ‘전면 표절’임을 주장하고 있다. 문인들 사이에서 메이저 미디어 역할을 하는 문예지에 자신에 대한 정면 공격성 글이 실렸는데 이를 15년간 아예 몰랐다는 게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또 ‘전설’이 담긴 소설집 출간사인 창비가 첫 대응을 하면서 ‘헛발질’을 한데다 이후 표절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사실들이 계속 드러나면서 15년전에 이미 규명했어야 할 문학계의 과제를 늦게나마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학평론가인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는 지난 18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내실 있는 학술대회나 중립적이고 신망 있는 판정단 구성 등을 제안했다.

첫 출발은 당사자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이고 진솔하게 사태 해결에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신경숙 작가는 연락을 두절한 상태다. 그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독자들은 떳떳하게 ‘응답하라’고 외친다. 언제까지 외면할지 국민들은 계속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