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의주로 교통차단 협의 한번없어” -17일 예정 박원순 현장시장실 거부키로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시가 자치구와 소통없이 일방적인 사업을 추진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서울역고가 공원화 프로젝트 중 주요사업인 의주로지하차도의 용산방향 차로를 25일부터 영구 폐쇄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중구(구청장 최창식)는 오는 17일 예정된 ‘현장시장실’을 열 계획이었으나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더이상 명분이 없다며 현장시장실을 거부한다고 16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이같이 중요한 사안을 서울시는 중구청장에게 2월중 협조공문만 보내고 일체의 세부적인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등 불통행정의 극치를 보였다”며 “박원순 시장이 그토록 강조하는 ‘소통’과 ‘경청’에 반대되는 행태를 나타낸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는 17일 남대문시장 일대를 시작으로 19일까지 사흘에 걸쳐 중구, 용산구, 마포구에서 현장시장실을 운영하며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 추진에 대해 주민들의 이해를 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첫 방문지인 중구가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현장시장실 운영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앞서 지난해 9월 미국뉴욕을 방문할 당시 철거 예정이던 서울역 고가를 그대로 놔두고 뉴욕 하이라인파크와 같은 공중정원으로 만들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이해당사자인 남대문시장 상인들이나 주민, 시ㆍ구의원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았다.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생존권 위협, 시민들의 교통불편 등의 문제점이 있어 주민들과 남대문시장 상인들이 반발하자 서울시는 되레 서울역고가 시민 개방 행사, 국제현상 공모 등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중구와 용산구, 마포구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도 계획의 원점 검토가 아닌 시행에 따른 이해와 단순협조를 바란다는게 전부였다. 주민들의 반발로 설명회가 파행을 겪었지만 서울시는 사업 추진을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로만 여겼다. 소통을 하겠다면서 듣지 않은채 자기 말만 하고 마치 소통한 것처럼 포장한 셈이다.

박 시장의 엇박자 소통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강남구(구청장 신연희) 역시 서울시와 구룡마을 정비사업에 이어 한전부지 개발문제까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6일과 8일 두차례 강남주민들이 서울시청을 찾아 시위를 벌였다.

이는 서울시가 강남구와 협의없이 현대차 부지 개발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독단적 행정이라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다.

수조원대로 추정되는 공공기여금 활용 계획이 변경되면서 송파구에도 쓰이게 되자 강남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사전 협의 없이 지구단위계획구역에 도시계획시설인 잠실운동장을 포함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구 관계자는 “수차례 박 시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 또한 대화와 타협이 아닌 불통과 일방통행식이 행태가 아니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