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최근 서양 철학계에서 재조명을 받고, 국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얻고 있으나 프랑스 철학의 다른 학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소개됐던 에마뉘엘 레비나스(1906~1995년)의 사상 궤적을 더듬는 책 ‘처음 읽는 레비나스-타자를 향한 존재론적 모험’(콜린 데이비스 지음, 주완식 옮김, 동녘)이 최근 번역 출간됐다.
레비나스는 리투아니아에서 전통 유대교육을 받고 성장한 후 1923년 프랑스 유학을 거쳐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후설과 하이데거의 수업을 들으면서 현상학을 연구했다. 1930년 ‘후설 현상학에서의 직관 이론’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에 처음으로 현상학을 소개한 학자로도 평판을 얻었다. 후기의 가장 중요한 저작이자 레비나스의 철학을 대표하는 ‘전체성과 무한’과 ‘존재와 다르게 또는 본질의 저편에’를 발표해 타자성과 윤리 문제에 관한 독보적인 사유체계를 정립했다.
레비나스 철학의 입문서이자 길잡이격인 이 책은 레비나스 사상의 궤적을 따라간다. 1장에서는 후설과 하이데거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현상학 연구자로서의 레비나스의 면모를 기술했다. 2장에서는 ‘전체성과 무한’과 ‘존재와 다르게 또는 본질의 저편에’를 중심으로 타자성의 철학 및 윤리에 관한 사유를 설명했다. 3장에서는 자크 데리다와 레비나스의 지적 교유, 4장에서는 종교와 유대교에 대한 레비나스의 견해를 다룬다.
저자 콜린 데이비스는 런던대학 로얄 할로웨이 칼리지에서 프랑스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