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외산 단말기 출시없다” 알뜰폰업체 ‘100弗폰’ 도입검토 재고부담 · AS망확보 막판걸림돌

‘외국산 단말기의 무덤’ 현상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 통신 3사는 “올해도 외국산 단말기 출시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일부 알뜰폰 업체들은 속칭 ‘100달러 스마트폰’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재고부담과 AS망 확보가 막판 걸림돌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통신업체 관계자들은 6일 이구동성으로 “외국산 단말기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들이 만든 고성능 고가폰에 집중되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산 스마트폰 도입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면서도 “소비자 수요가 적어 올해 중 도입 계획 스마트폰 리스트에는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외국산 단말기 무덤’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는 2012년 ‘블랙베리’의 리서치인모션(RIM)이 신제품 출시 중단을 선언한 것을 필두로, 대만의 HTC, 또 미국의 모토로라가 철수를 단행한 바 있다. 유럽과 동남아, 중국 등을 중심으로 100~200달러 대 중저가 윈도우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는 노키아 역시 국내에서는 그 존재가 미미하다.

심지어 예정됐던 외국산 스마트폰 조차 도입이 불발로 끝나기 일쑤다. 국내 한 유수 통신업체는 지난해 말 소니의 엑스페리아 Z1 모델을 출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 무산됐다. 한번에 최소한 수천, 수만대를 가져와야 하는데, 자칫 재고로 쌓이기 쉽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외국산 스마트폰은 2010년 20종까지 나왔지만 2011년 14종, 2012년 1종 등으로 급감하고 있다.

그나마 국내 시장에서 유일한 외국산 스마트폰으로 경쟁하고 있는 애플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아이폰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4.2%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머지 93.8%를 삼성과 LG, 팬택 등이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는 최고라는 아이폰조차 우리나라에서는 변두리폰으로 전락했다”며 “AS문제, 사양과 품질 등에서 국내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월등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낮은 가격을 무기로 250만 가입자 확보에 성공한 알뜰폰 업체에서 외국산 중저가 스마트폰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점은 유일한 위안거리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성능이 좋으면서도 가격은 낮은 외국산 LTE 단말기를 연내 1~2종 도입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최신 윈도9 OS가 깔린 160달러의 ‘루미아 525’나 출고가 10만 원대 모토G, 샤오미 등 낮은 요금이라는 알뜰폰의 특성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속칭 ‘100달러 스마트폰’이 그 대상이다. 이 관계자는 “노키아나 소니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는 물론, 최근 뜨고 있는 중국산 스마트폰도 검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최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