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지난달 8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한 달을 넘겼지만, 그 결과가 유통 채널별로 사뭇 달라 눈길을 끈다.

남양유업이 사태를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낸 한 달 동안 대형마트에서는 남양의 유제품 매출이 반토막났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달 남양유업 우유 매출이 그 전달보다 52%나 떨어졌다. 커피 매출은 48%나 줄어들었다.

다른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남양의 흰 우유 매출이 지난 4월보다 34.7%나 줄어드는 등 유제품 전체의 매출이 28.9%나 내려앉았다. 남양의 커피 매출은 28.4% 줄었다.

그러나 편의점에서는 남양유업 불매운동에 대한 온도차가 엿보인다. GS25에서는 지난달 남양유업 제품의 매출이 7% 정도 떨어졌다. 불매운동이 막 시작된 지난달 첫째주는 거의 매출 차이가 없었고,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매출이 빠지기 시작해 7% 하락선이 됐다.

(로고 추가)‘남양유업 불매운동’ 유통 채널별 온도차, 왜?

세븐일레븐에서는 매출이 11.5% 가량 줄었다. 흰 우유가 24.5% 매출이 하락하는 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커피(마이너스 4.4%)나 가공우유(마이너스 1.9%)는 매출 하락 폭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편의점 CU(옛 보광훼미리마트)에서는 되려 매출이 소폭 올랐다. 지난달 남양유업 제품 매출이 그 전달보다 6.7% 상승했다. 흰 우유는 지난해 5월에 비해 4.9% 줄었지만 전체 매출은 끄떡없었다. CU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갑자기 날씨가 더워지면서, 편의점에서 시원한 음료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는 남양 제품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와중에 편의점에서는 유독 남양 불매운동의 여파가 적다. 이는 편의점은 바쁘게 오가는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물건을 구매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는 주부나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고, 다른 상품들과 가격 등의 조건을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사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편의점은 오가는 길에 들러서 눈 앞에 있는 음료를 집어가는 등 ‘저관여 구매’ 행태가 대부분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음료류를 고르는 고객들은 대부분 오가는 길에 목이 말라 제품을 고르는 이들”이라며 “이 제품이 어느 회사의 제품인지 꼼꼼히 살펴보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