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커뮤니티’ 소개팅 앱 골드스푼
해킹 사태에도 리뷰 평점 별 5개 줄이어
회원들 “해킹 사태서 무조건적 찬양글”
일각 리뷰 조작 의혹…“사기·업무방해 혐의 가능”
[헤럴드경제=김지헌·김영철 기자] 최근 ‘상위 1% 커뮤니티’를 표방한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골드스푼이 해킹을 당하면서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지만, 정작 이 앱을 평가하는 리뷰란에는 별(☆) 5개 만족을 표시하는 글들이 올라와 해당 서비스 회원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킹 범죄가 벌어진 상황에서 앱에 대한 최고 평가 리뷰를 쓰는 글들이 올라오자 일각에선 평가 조작 의혹도 제기된다.
19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골드스푼 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구글 앱스토어에는 ‘완전 추천드립니다. 다른 건 생각도 안나요’, ‘감사합니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네요’, ‘골드스푼만한 어플이 없네요’, ‘소개팅이 절실했던 요즘인데 이걸로 해결하네요’ 등의 우호적 글과 별 5개 평가가 꾸준히 리뷰 란에 올라오고 있다. ‘골드스푼 해킹 사태’가 알려진 이달 12일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히 이런 형태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앱에 대한 전체 평점 역시 별 4.2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 서울경찰청은 골드스푼의 해킹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골드스푼 측은 이달 12일 공지를 통해 “회사 내부 정보망에 사이버테러(랜섬웨어, 디도스, 해킹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해당 공격에 대한 보안 시스템 대응과 보완은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골드스푼은 본인의 경제력을 인증할 수 있는 전문직 자격증, 원천징수영수증, 부동산 등기서류 등을 제출해 심사를 받아 가입하는 인증 기반 데이팅 앱이다. 여성 회원은 경제력 이외에도 사진 등 프로필 심사를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고 골드스푼은 소개하고 있다.
골드스푼 측은 “현재 파악된 피해를 입은 정보 항목은 ID, 성함, 생년월일, 전화번호, 앱 내 제출 자료 등”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유출 경위와 피해 상황·규모는 알려주기 어렵다”며 “정보통신망보호법 위반 혐의를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해킹 피해를 우려하는 회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30대 남성 A씨는 “매일 피해 회원 모임방과 웹사이트들을 오가며 골드스푼 해킹과 관련된 소식을 확인할 정도로 불안하다”며 “이런 와중에 앱이 제대로 구동된다는 식으로 평점을 달아 놓는 글이 이렇게 매일 올라오니 황당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말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골드스푼 측이 마케팅 차원에서 리뷰를 조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이용자인 30대 여성 B씨 역시 “어이가 없다”며 “구글 앱스토어에 글을 쓴 사람들이 골드스푼 사용자가 아니거나 리뷰 조작 아르바이트생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 리뷰가 조작이었다면 법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조세희 밝은빛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입증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어떤 회원들은 사기 혐의로 고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망으로 인해 앱을 사용하면서 자기 손실이 발생했고 이 리뷰를 보고 앱을 사용했다는 인과관계가 입증 가능하다면 사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 앱스토어 입장에서는 플랫폼 업무를 방해받은 업무방해 혐의 역시 가능한데, 이는 구글이 직접 문제삼거나 제3자의 고발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헤럴드경제는 골드스푼 운영사인 트리플콤마 주식회사에 해당 리뷰와 관련해 수차례 문의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