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오브라만차·명성황후…대작들 일제히 공연 준비중

뮤지컬 ‘흥행 보증수표들의 귀환’ 새해 ‘희망·위로’ 메시지 전한다
배우 조승우가 출연하는 ‘맨오브라만차’ [오디컴퍼니 제공]

새해를 앞두고 ‘신년 라인업’을 공개해야 할 공연계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특히 뮤지컬계는 대형 제작사를 중심으로 현 시국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지난 한 해 공연계를 ‘아사 직전’의 상황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를 견디며 얻은 교훈이다. 새해는 시작됐으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유지 기간이 연장되자, 대형 뮤지컬들은 공연 중단을 이어가며 ‘셧다운’된 상황이다. 연초 라인업은 자연스럽게 1월 중순 이후로 시작된다. 상반기 개막을 앞둔 대형 뮤지컬들은 ‘희망’과 ‘위로’라는 공통의 키워드로 관객 앞에 선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향한 메시지다.

뮤지컬 팬들이 기다리던 작품이 돌아온다. 흥행 보증수표이자 무대 위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조승우 류정한 홍광호라는 막강한 캐스팅 카드를 내세운 ‘맨오브라만차’(19일 개막·샤롯데씨어터)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이 작품은 당초 지난해 12월 개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한차례 연기된 이후 지난 2일 또 한 번 연기됐다. 어렵사리 무대에 오를 ‘맨오브라만차’는 절망 속에서도 끊임없이 희망을 꿈꾸는 백발 기사의 여정을 그린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어렵고 힘든 현실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여러분들이 진정한 돈키호테”라며 작품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각오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19일 개막·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곧 관객과 만난다. ‘명성황후’는 25주년 기념 공연을 약 2년여 간 준비에 돌입, 프로덕션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제작사 에이콤은 “기존의 성스루(Sung Through) 형식에서 드라마를 강화하며 새롭게 대본이 다듬었고, 세계적인 작곡가 양방언이 참여해 뮤지컬 넘버 전곡을 새롭게 편곡했다”고 귀띔했다. 김소현, 신영숙, 손준호 등의 이전 캐스트들과 강필석, 박민성, 윤형렬, 이창섭(비투비) 등의 새로운 캐스트가 합류해 안정적이면서 이전 공연과는 달라진 공연을 준비 중이다.

한 달 넘게 공연을 멈췄던 대작들도 다시 돌아온다. ‘몬테크리스토’, ‘고스트’,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 편’, ‘그날들’, ‘고스트’ 등이 이달 중순부터 공연을 재개해 3월 초까지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명넘버 ‘메모리’로 위로와 위안의 메시지를 전한 뮤지컬 ‘캣츠’ 40주년 내한공연(22일 개막·세종문화회관)은 서울과 부산(3월 개막·드림씨어터)에서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배우 정영주가 제작을 맡은 ‘베르나르드 알바’(22일 개막·정동극장)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초록 마녀’도 일찌감치 출격 준비를 마쳤다.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위키드’(2월 12일 개막,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다. 2013년 한국어 초연에서 호흡을 맞춘 옥주현(엘파바 역)과 정선아(글린다 역)가 돌아왔다. 두 사람과 손승연(엘파바 역), 나하나(글린다 역)가 호흡을 맞춘다. ‘위키드’는 2003년 초연 이래 16개국 100여 개 도시에서 6개 언어로 공연, 60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이 관람한 흥행작이다. 국내에선 5년 만의 공연이다. 제작사 에스앤코는 “‘위키드’를 통해 ‘2021년에 맞서 날아오르다’라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