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휴식·TV시청 증가…소파수요 폭발
에몬스, 주문제작·PPL 대박으로 매출 급증
까사미아도 모듈형 소파가 회사 실적 견인
가구업계가 올 한해 코로나19 악재에도 실적 호조를 보이며 다른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거실용, 주방용, 사무용 등 가구 대부분 품목 전반이 선방한 가운데 특히 ‘소파’의 호성적이 눈에 띈다.
소파 판매 증가는 코로나19로 확 바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기인한다. 외부 활동을 줄이고 ‘집콕’ 생활이 길어지며, 집에서 여가를 즐기는 ‘홈 루덴스(Home Ludens)’가 일상화됐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모니터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집에서 하는 활동 중 첫손에 꼽힌 것은 ‘TV 보기(70.8%·중복응답)’였다. VOD 등을 통한 ‘영화 보기’도 상위권에 올랐다. 편안한 휴식과 컨텐츠 시청을 위한 소파수요가 이어진 배경이다.
여기에 여행·레저 활동이 불가능해지며 생긴 여윳돈과 긴급 재난지원금 등이 가치소비로 이어지며 가구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각 업체별 소파 실적은 이같은 최근 가구시장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다.
에몬스는 올해 소파 판매가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코로나19로 해외 시장이 막히며 쪼그라든 소파시장에서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활로를 찾았다. 규격화된 3~4인용 소파에서 벗어나 주문에 따라 10㎝단위로 사이즈를 늘릴 수 있도록 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같은 주문제작 소파는 전년 대비 매출이 60% 늘었다.
여기에 올 상반기 최고 인기 드라마인 ‘부부의 세계’에 PPL로 노출된 ‘루치아노 소파’의 경우 ‘지선우 소파’로 입소문을 타며 80%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소파 전체적으로도 올 11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총 6.1% 증가했다.
까사미아는 프리미엄 모듈 소파 ‘캄포 시리즈’가 회사 전체 매출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올 3/4분기까지 까사미아의 소파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대비 161% 껑충 뛰었다. 이중 주력 모델인 캄포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150% 늘며, 전체 소파 매출 비중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편안한 착석감에 고객의 필요에 따라 사이즈, 형태를 원하는 대로 조합해 배치할 수 있는 ‘모듈형 소파’라는 점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까사미아는 베스트셀러 제품인 ‘캄포 클래식’을 시작으로 ‘캄포 슬림’, ‘캄포 스위트’, ‘캄포 럭스’ 등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퍼시스그룹의 소파 브랜드 알로소도 의미 있는 한해를 보냈다. 소파 수요 확대 추세 속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실제로 알로소 브랜드의 핵심 유통채널인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 올 11월까지 고객 수와 매출이 모두 전년대비 200% 이상 증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베스트셀러 제품인 ‘클렉트’의 지속적인 판매 증가와 함께, 취미활동에 적합한 멀티룸을 두는 트렌드를 기반으로 1인 리클라이너 ‘라임’의 판매량도 지난 5월 출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밖에 한샘과 현대리바트, 에이스침대, 에넥스 등도 전년에 비해 소파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소파 카테고리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내년 봄 성수기를 앞두고 마케팅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