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가 온통 피범벅”…‘스토킹’ 신변보호 받던 女, 前남친에 피살 ‘충격’
경찰로부터 신변보호를 받던 중 전 남자친구에게 살해 당한 30대 여성이 살던 집. [YTN 뉴스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스토킹 범죄로 수차례 경찰에 신고를 당한 뒤 접근금지 조치까지 받은 30대 남성이 전 여자친구를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경찰로부터 안전조치까지 받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강력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정오께 구미 한 아파트 복도에서 30대 여성 A씨가 자신을 찾아온 전 남자친구 30대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B씨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A씨의 어머니기 내려온 걸 보고 집 앞까지 따라 들어갔고, 말다툼을 벌이다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이후 집에서 나온 A씨까지 공격했다.

B씨는 범행 직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고 A씨의 어머니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건 현장을 목격한 같은 아파트 주민은 "엘리베이터가 피범벅이었다. 5층부터 피가 떨어져 있었다"고 참혹한 현장 상황을 JTBC에 전했다.

이들은 올 초부터 약 4개월간 사귀다가 관계가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헤어진 B씨를 스토킹 범죄 혐의로 처음 신고한 건 올 7월로, B씨는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스토킹 범죄 가해자 전문 상담 기관이 운영하는 교정 프로그램을 이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달 초부터는 경찰이 본격적으로 A씨에 대해 안전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B씨는 지난 1일에도 A씨 집을 찾아갔고 A씨 신고를 받은 경찰은 미니 폐쇄회로(CC)TV, 스마트 초인종, 문 열림 센서 등 보호 장비를 제공하고 A씨 집 주변을 집중 순찰했다.

또 사건 이틀 전에는 경찰의 권유로 접근금지 및 통신금지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A씨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