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만취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다혜씨가 신호도 다수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번에 사고를 낸 차량 '캐스퍼'는 문 전 대통령이 양도한 차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다혜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51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호텔 앞에서 음주상태로 차를 몰다가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사고 직전 다혜씨의 캐스퍼는 우회전 차로에서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좌회전을 하는 모습도 CCTV 영상에 담겼다.
사고가 벌어진 삼거리에선 좌회전을 하려면 1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주행해야 한다. 하지만 다혜씨가 운전한 차량은 2차로에서 좌회전 지시등을 킨 것으로 확인됐다.
2차로 바닥에는 우회전 표시가 그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들이 다혜씨의 차량을 피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더욱이 다혜씨는 이번 사고 당시 현대자동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캐스퍼'를 운전중이었는데, 이 차량은 문 전 대통령이 양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 전 대통령은 올 4월 해당 차량을 다혜씨에게 양도했다. 캐스퍼는 광주형 일자리 정책의 일환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제조한 차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2021년 1월 GGM산 캐스퍼를 온라인 사전예약으로 구매한 바 있다. 당시 박경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캐스퍼는 문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것"이라며 "퇴임 후에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음주운전 사고 직후 경찰이 다혜씨를 음주 측정한 결과,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다혜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이번 사고는 정치권에도 파장을 몰고 왔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청와대에서 같이 살던 분이 얘기했었다"며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을 건 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