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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추천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에…여야 서로 향해 “사기”[이런정치]
한석훈 인권위 비상임위원 선출안 부결에
與 “사기 당해” vs 野 “국민이 사기 당해”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석훈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김진 기자] 여당이 추천한 한석훈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선출안이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후 여야가 다시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했는데도 부결됐다며 “사기 당했다”고 날을 세웠고,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에 국민이 사기 당한 것”이라고 맞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제가 지금 국회 여기 5년 차인데 이런 참담한 심정으로 포디엄에 서기는 처음인 것 같다. 너무 괴롭다”고 운을 뗐다.

배 수석부대표는 “얼마 전 경찰청에서 보고 받았는데 우리나라 사기범죄가 점점 더 창궐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한다.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제가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 국회는 민주당이 지난 70년간 쌓아온 게 있었다.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었다”며 “DJ의 민주당이 70년간 쌓아온 신뢰”라고 말했다.

배 수석부대표는 “앞으로 이런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더 할 수 있겠는가”라며 “저는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지난 이틀에 걸쳐 오늘 본회의에 대해 의사일정을 상세하게 협의했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한석훈 후보자와 이숙진 후보자에 대해 양당이 공히 합의해 선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가 들은 바로는 (민주당) 의총에서 어느 한 의원님이 발언을 하셔서 우리 (민주당) 의원님들이 설득당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여러분께 다시 한번 묻겠다. 교섭단체는 도대체 왜 필요한가”라며 “여야 합의는 도대체 왜 필요한가. 우리가 이런 중요한, 단 한 가지 약속도 지킬 수 없는데 우리가 국회에서 공존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이 사태에 대해서 저는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와 같은 사태가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 민주 당 여러분들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배 수석부대표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의석에 앉은 민주당 의원들은 “사기라니”, “그만하라”며 고성으로 항의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석훈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

이어서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에 누가 사기를 당했나. 국민이 사기를 당하지 않았나”라며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온 국민이 지금 분노하고 있고, 이런 정권 처음 본다. 국민이 사기 당했다”며 “이 외침을 국민의힘은 모르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를 김대중 대통령이 만들었다. 왜 만들었을까”라며 “김대중 대통령이 생각한 인권의 문제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짓밟힐 수 있다라는 부분,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진행됐지만 실질적으로 또 다른 인권의 파행 사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섞인 가운데 만들었다”고 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역사적으로 볼 때 가장 큰 문제가 뭐냐 하면 자기가 사기꾼일 때 남에게 사기꾼이라 외치는 것이다. 이런 사태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라”며 “이번 한석훈 인권위원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힘이 제안을 했는데 전혀 내용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 서미화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 실태, 막말과 오히려 인권위원들이 인권을 짓밟고 있는 그런 행태에 대해서 날카롭게 제기하면서 이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같이 동료 비상임위원으로서 활동했던 내용에 대해 의총장에서 말씀하는 걸 볼 때 한 후보자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자의적 판단 아니겠나”라고 했다.

또 “윤석열 정권의 인사 문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문제이고 여러분께서 오늘 그것을 확인해 준 자리가 오늘 바로 본회의장 아니겠나”라며 “여기서 바로미터를 바로잡아야 된다. 윤석열 정권의 인사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견제할 수 있는 건 입법부밖에 없다. 이것이 국민이 원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의 발언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기꾼”이란 비판과 함께 야유를 보냈다.

앞서 이날 본회의에선 여권이 추천한 한석훈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선출하는 안건이 부결됐다. 재석 298명에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 6표가 나왔다.

반면 야권 추천 인사인 이숙진 상임위원 선출안은 재석 298명에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dandy@heraldcorp.com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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