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 등 핵심자원 수급관리 위해 평시·위기시 이원화된 비축체계 구축
김범석 기획재정부 차관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폭염·집중호우로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8월 중 배추 수급 여건에 따라 필요시 비축물량 하루 400톤까지 확대 공급한다. 병충해 방제 약제를 할인 공급하고 축산농가에는 폭염 대비 시설 보급을 확대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석유·가스 등 핵심자원의 원활한 수급을 관리하기 위해 평시·위기시 이원화된 비축체계를 구축한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9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도 국제 유가 및 국내 석유류 가격이 둔화세를 보이는 가운데 장마 이후 폭염 영향으로 채소류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전월보다 상승했다”며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여름철 기상이변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이어갔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5.5% 상승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8월과 비교하면 배추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추는 12.6%, 오이는 21.1% 급등했다. 축산물 역시 한우 등심이 6.4% 하락했지만, 서민들이 즐겨먹는 계란과 마른 멸치 등은 각각 9.4%, 9.9% 상승했다.
이에 정부는 최근 호우·폭염 등으로 가격이 상승한 배추 수급 안정을 위해 배추 재배면적 확대(예비묘 200만주 활용)를 통해 1000톤 수준의 추가 공급여력을 확보하는 한편, 8월중 수급 상황을 보아가며 필요시 비축 물량을 일 최대 400톤(가락시장 일평균 반입량의 85% 수준)까지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배추 계약재배 농가에 3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병충해 방제 약제를 공급하고, 축산농가에 차광막, 환풍기 등 폭염 대비 시설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석유·가스 등 핵심 자원에 대해 평시와 위기 시를 구분해 이원화된 비축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평상시에는 공공부문 중심으로 상시 비축하고, 위기 발생 시 비축 기관을 확대하고 추가 비축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을 오는 9월 9일까지 입법 예고하고, 석유공사, 가스공사, 석탄공사, 한수원, 광해광업공단, 에너지공단을 핵심자원의 평시 비축기관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한편, 중동지역 갈등 재확산에도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다. 8월 첫 주 두바이유는 배럴당 75.0달러로 하락했고, 국내 휘발유 가격도 8월 첫 주 리터당 1708원으로 지난달보다 소폭 하락했다. 정부는 석유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관계기관·업계와 함께 비상대응 체계를 지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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