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한공주'(좌)와 해당 사건 피해자들을 비난한 A 경장을 비판하는 경남 한 경찰서 게시판 상황(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가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활동을 중단한 지 수시간만에 다시 게시물을 올리며 활동에 나섰다. 그는 '피해자와 소통했다고 거짓말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밀양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해온 유튜버 '나락 보관소'는 8일 정오를 전후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피해자 가족 분들이 먼저 연락을 취해주고, 공론화를 원한다면 달리겠다. 피해자 분들의 연락을 간곡히 기다린다"라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적었다.

그는 글에서 피해자와 상의 없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신상공개 경위를 시간 순으로 설명하며 해명했다.

처음에는 피해자 여동생 A 씨에게서 제보를 받아 한 가해자에 대한 영상을 올렸는데, 이후 A 씨가 '영상을 내려달라'고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후 피해자 남동생이자 A 씨의 남동생인 B 씨가 다시 연락을 해와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니 공론화시키는 쪽이 맞다'고 말했으며, 이에 B 씨에게 'A 씨를 설득해달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B 씨와 소통한 것으로 '피해자 분과 공론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해 '피해자들에게 허락받았다'라고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밀양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영상 업로드에 동의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히게 됐다는 것이다.

나락 보관소는 "저는 이때부터 영상 업로드를 계속 하는 게 맞는 지 생각했다"라며 "'피해자 동의 없이 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렸다"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 여동생분에게 왔던 메일을 열어보고, '트라우마'로 인한 것이 얼마나 힘들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됐다"고 적었다.

나락 보관소는 신상공개 영상을 모두 삭제한 것에 대해 "죄책감 때문에 했다. 피해자 분들과 연락 두절된 것도 너무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나락 보관소는 이달 초부터 밀양 사건 가해자 44명 중 3명의 신상을 잇따라 공개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나 한국성폭력상담소가 '피해자들은 신상 공개 사실을 사전엘 알지 못했으며, 신상 공개에 동의한 적 없다'고 밝히면서 신상공개 영상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며, 신상공개가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나락 보관소는 이에 지난 7일 신상공개 영상을 모두 삭제하며 자신의 채널에 대한 구독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