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설마했는데 사실이다?”
어마어마한 댓글 부대의 실체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중국계 세력이 국내 포털사이트를 이용해 대한민국의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중국에선 온라인 여론 통제를 위한 ‘댓글부대’가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이른바 ‘우마오당(댓글 쓰는 집단)’이라고 불린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정량사회과학 연구소에 따르면 ‘우마오당’의 규모가 많게는 4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시진핑의 온라인 호위무사로 불린다.
정치적 선전에 동원되거나, 자국에 대한 불리한 소식 등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동한다. 최근에는 자발적인 댓글부대 ‘쯔간우(자발적인 우마오)’ 까지 등장했다.
국정원은 최근 중국의 댓글 부대가 중국 우월주의 강조, 남남갈등 조장 등의 내용을 한국 인터넷에 올리며 활동 중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의 홍보업체들이 국내 언론사처럼 위장해 운용하는 웹사이트는 216곳에 달한다. 이들 웹사이트는 친중 콘텐츠 확산을 목적으로 개설됐다.
지난해 포털 다음의 중국 대규모 응원 논란에도 중국 댓글 부대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네티즌이 훨씬 더 많아 논란이 일었다. 국내 포털에서 벌어진 일이다. 로그인 없이도 응원이 가능한 탓에 중국 댓글 부대의 조작이 발생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같은 시간 로그인을 해야만 응원이 가능한 네이버의 응원 페이지에서는 중국 응원 비율이 10%에 불과했다.
이들은 정치적 선전에 동원되거나, 자국에 대한 불리한 소식 등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동한다. IT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경기 뿐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을 옹호하는 댓글을 다는데, 중화주의 색채가 강해 공격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둔 미국도 ‘중국 댓글부대’ 폭격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인으로 위장한 중국발 가짜 페이스북 계정 수천 개가 미국 내 여론 분열을 조장하려는 콘텐츠를 뿌리다가 적발돼 삭제됐다.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온라인 위협 관련 분기 보고서에서 이 같은 가짜 계정 4700여개로 이뤄진 네트워크를 확인해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들 계정은 가짜 이름과 프로필 사진·지역 표시를 했고, 정치 이슈에 관심이 많은 미국인처럼 가장했다. 평범한 계정처럼 보이게 하려고 패션, 반려동물 등에 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메타는 이 가짜 계정 네트워크가 중국 당국의 소행이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네트워크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런 네트워크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