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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 넣고 ‘잔디먹방’ 세리머니하다 퇴장 대참사…강력 우승후보 난리났다
왜 퇴장?…일각서 ‘왼손’ 세리머니 지적
이슬람권서 왼손은 금기…‘선 넘은’ 모욕으로 보였나
19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이라크와 일본의 경기. 이라크 아이멘 후세인이 자신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2023 카타르 아시안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이라크팀 스트라이커 아이만 후세인이 29일(현지시간) 요르단과의 경기 중 역전 골을 터트린 뒤 '잔디 먹방'을 선보이다 퇴장 당했다.

주심 측은 후세인의 세리머니를 선 넘은 도발 행동으로 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후세인은 이슬람권에서는 '금기'로 통하는 왼손으로 세리머니를 행했는데, 이 모습이 많은 이에게 모멸감을 줬다고 판단해 퇴장 조치를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라크 감독은 경기 후 주심 측 판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선 아시안컵 16강전 이라크와 요르단의 경기가 열렸다.

요르단이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추가시간에 요르단은 이라크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이라크의 반격은 후반전에 이어졌다. 후반 23분 가드 나티크가 헤더 동점 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이끌었다. 그 다음 후반 31분 후세인이 골을 터트려 2대 1 역전 구도를 만들었다. 이는 후세인의 대회 6번째 골이었다.

문제의 장면은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후세인은 역전 골을 넣은 후 그라운드 주변을 돌며 세리머니를 했다. 이어 그라운드에 앉은 후 잔디를 입에 넣는 '잔디 먹방' 세리머니도 했다.

그러자 주심은 후세인에게 옐로카드를 보였다. 이미 옐로카드를 한 번 받은 후세인은 또 한 번의 경고가 더해져 결국 퇴장당했다. 이후 이라크는 후반 추가 시간에 연속 골을 맞았다. 결국 요르단이 3대 2로 승리했다.

19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이라크와 일본의 경기. 이라크 아이멘 후세인이 두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

그렇다면 후세인은 왜 세리머니를 하다 퇴장 조치를 당한 것일까.

후세인에 앞서 선제골을 넣은 요르단 선수들은 '밥 먹기' 세리머니를 했다. 이는 '상대가 만만하다'고 도발하는 의미의 식사 세리머니의 일종처럼 보였다.

후세인은 이에 앙갚음하기 위해 '잔디 먹방'을 선보인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축구계 일각에선 당시 그가 '왼손'으로 세리머니를 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요르단의 국교는 이슬람교다. 이슬람에서는 왼손을 지저분한 일을 할 때 쓰는 것으로 여긴다. 왼손으로 식사나 악수, 선물을 주고받는 일 모두 금지하고 있다. 글도 오른쪽에서 왼손으로 쓴다. 용변을 보고 물로 씻는데, 이런 때 쓰는 게 왼손이라는 인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는 아예 사탄이 왼손으로 식사를 한다는 인식도 있다.

FIFA 경기 규칙에 따르면 골 세리머니에 도발, 조롱하는 내용이나 선동적 제스처가 있으면 주심이 경고를 줄 수 있다.

축구 규칙을 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 규정을 보면 도발적, 조롱적, 또는 선동적 제스처의 세리머니를 한 선수는 옐로카드를 받을 수 있다. 과도한 연출, 시간 낭비가 뒤따를 때도 옐로카드가 적용된다. 이와 관련해 후세인의 세리머니가 '너무 길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주심이 요르단 선수들이 전반 선제골을 넣고 '밥 먹기' 세리머니로 이라크를 도발했을 때는 사실상 방치한 점에 대해선 논란이 되고 있다.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은 경기 후 "후세인의 퇴장이 경기의 전환점이었다"며 "심판이 어떻게 세리머니를 이유로 선수를 퇴장시킬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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