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습격 중학교 2학년생… 반친구 “A군, 특이한 색 비니 즐겨 착용”

이재명 대표 법원 출석 시 李 지지자들 사이서 찍은 영상 단체대화방에 올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머리를 돌로 17차례 가격한 피의자 A(14‧남)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할 당시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 촬영한 ‘셀카 영상’을 친구들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배현진 습격범, 이재명 법원출석 시 ‘李 지지자들’ 속 현장 영상 공유
A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법원에 출석할 당시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 찍은 영상을 같은 학교 학생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박지영 기자.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A군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할 당시 ‘이재명!’을 연호하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영상을 찍었다. A군은 이 영상을 학교 친구들이 모여있는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서 A군을 둘러싼 시민들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옷을 입고 있다. A군은 자신의 얼굴이 들어가게끔 영상을 촬영했다.

A군은 당시 파란 비니를 쓰고 현장에 있었다. 영상에서 A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또 이 영상 전후로 정치적인 얘기나 문구를 단체 대화방에 남긴 일도 없다고 했다.

26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A군의 동급생은 A군에 대해 “지난해 초에도 (A군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살짝 심하다고 생각돼 친구들도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며 “복도에서 보면 항상 비니를 눌러쓰고, 특히 파란색, 핑크색 등 특이한 색의 비니를 쓰고 다녔다”고 했다. 또 “(A군과) 얘기를 하는 친구가 없다”며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 같긴 한데 단체 카톡방에서 말은 잘 안한다.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A군은 서울 강남 소재 한 중학교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A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A군은 평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고 일반 학생들을 향해 스토킹을 하거나 콩알탄을 던지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을 많이 일으켰다”고 전하기도 했다.

A군은 지난 25일 오후 5시 20분께 서울 강남 소재 한 빌딩 1층 실내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뒤 10여초 동안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돌덩이로 배 의원의 뒤통수와 정수리 등 두부를 17차례 가격했다. A군은 경찰에 의해 강남서로 압송됐다. 배 의원은 뒤통수 부위에 1cm 열상을 입었으며 스테이플러 봉합 등 응급조치를 받은 후 입원 중이다. 배 의원은 경찰에 “피의자 처벌을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 발생 2시간 전 외출해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미용실에서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리다 배 의원을 만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경찰은 A군이 미성년자라는 점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응급입원 시켰다. 응급입원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자·타해 위험이 있어 사정이 급박한 경우 정신의료 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킬 수 있도록 한 제도다. A군은 최근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폐쇄병동 입원을 대기 중이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의료진은 A군에 대해 ‘양극성 장애’, 즉 조울증 소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응급입원 기간이 지난 뒤에는 보호자 동의를 받고 다시 보호 입원 절차를 거친 후, 경찰이 해당 병원을 방문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서울 강남경찰서장을 팀장으로 27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A군을 상대로 범행 경위와 동기, 범행에 배후가 있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