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처음처럼·새로' 소주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물가 잡기에 나선 가운데 내년 1월 1일부터 도입되는 ‘기준판매비율’이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롯데칠성은 “연내 (처음처럼·새로 등 주류) 가격 인상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인상 시점과 인상률 등은 주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은 소줏값을 올린 경쟁사를 따라 연내 처음처럼과 새로 등 소주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다. 실제 지난 7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연 IR 콘퍼런스콜에서 수익성 강화를 위해 연내 가격 인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클라우드 등 맥주는 인상 품목에서 제외했다. 시장 점유율이 낮고, 소주와 동반 인상 시 물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서다.

업계는 롯데칠성의 가격 인상 철회가 정부와 소비자 반응을 의식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정부는 주류에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는 등 주류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앞서 1일 기획재정부는 종가세 적용 대상인 국산 주류 과세 시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어 국세청은 지난 14일 주세 기준판매비율심의회를 열고 국산 소주의 기준판매비율을 22%로 결정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국내 제조장에서 출고하는 국산 주류에 대해 제조장 가격에서 기준판매비율만큼을 차감한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주세를 신고·납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국산 증류주는 기준판매비율만큼 세금 부과 기준이 낮아져 세금과 출고 가격이 내려간다. 출고가 인하로 물가 안정 효과를 노리는 만큼 업체에서도 가격을 인상하기 쉽지 않다.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한 다수의 주류 업체는 낮아진 세금분을 고려해 출고가를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9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의 출고가를 6.95% 인상했다. 내년 1월 1일 소주의 공장 출고분부터 출고가가 현재보다 10%가량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