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생산·자동화·디지털화 시험
대학·연구소와 기술 생태계 구축도
정의선 회장 “인류발전 이바지할 것”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1일 열린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싱가포르)=김성우 기자] ‘전동화 시대 50년을 선도하겠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포부를 완성시키는 데 중추 역할을 맡게 될 미래 모빌리티 혁신 플랫폼이 마침내 완성됐다.
울산에서 건설 중인 전기차(EV) 전용공장과 더불어 현대차그룹 혁신의 양축을 담당할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21일(현지시간) 공식 오픈한 것. 다품종 유연 생산과 자동화, 디지털화 등 새로운 제조와 연구개발(R&D) 방식을 아우르는 인간 중심의 스마트 도심형 모빌리티 허브를 통해 미래 전동화 시대 정점에 선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한 ‘HMGICS’ 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현장에는 정의선 회장과 장재훈 사장, 김용화 사장 등 현대자동차그룹 최고경영진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한-싱가포르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준공식 행사는 정의선 회장이 환영사로 운을 떼고, 웡 부총리가 축사를 맡은 후, 귀빈들이 함께 HMGICS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봇이 셀(Cell)에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
정 회장은 “싱가포르와 현대차그룹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려는 혁신 DNA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면서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의 역량이 응집될 HMGICS를 통해서 인류 발전의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도 “싱가포르는 연결성과 개방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며,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제조, 기술 강점과 싱가포르가 보유하고 있는 물류, 금융 강점이 HMGICS를 매개로 연결되고, 나아가 한국과 싱가포르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HMGICS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하는 ‘도심형 모빌리티 생산 공간’이다.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의 한 건물에 제조 설비와 R&D 및 사무 공간, 고객 체험 시설을 모두 갖췄다. 센터는 차량의 ‘연구개발(R&D)’과 ‘제조’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면서, 현장을 방문한 고객이 자신의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공정을 보고 실제 차량의 주행도 테스트해 볼 수도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HMGICS의 자동 물류 시스템. [현대차그룹 제공] |
현장에서는 ‘컨베이어벨트’에 기반한 기존의 대량생산에서 벗어난 ‘셀 방식’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적용해 동시에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산관리 효율화도 연구한다. 작업 물류와 생산 현장 곳곳에는 로봇을 배치해 생산 과정에서의 자동화도 높였다. 덕분에 HMGICS는 280여 명의 적은 인력에도 연 3만대 규모로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다.
향후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와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하고,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선도하는 제조 혁신 기술을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현재는 HMGICS에서 전동화 자동차인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대학과 정부 연구기관·글로벌 파트너 등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제조 기술 및 생산 솔루션도 개발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준공식에서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NTU),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산하 기술개발연구소인 과학기술청(A*star)과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싱가포르 최초의 대학·정부·기업 합작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고객 인도 공간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아이오닉 5를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장재훈 (왼쪽부터) 현대차 사장, 최훈 주 싱가포르 한국 대사, 픙 총 분(Png Cheong Boon)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 청장, 로렌스 웡(Lawrence Wong) 싱가포르 부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에릭 테오(Eric Teo) 주한 싱가포르 대사. [현대차 제공] |
합작 연구소에서는 싱가포르의 인재를 활용해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 차세대 자율 생산 운영 체제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아울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경제인 연합회(SBF), 싱가포르 제조업 연합회(SMF)와는 산업 생태계 구축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HMGICS에서 연구된 혁신적인 제조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하고 차별화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생산 및 기술 혁신 솔루션을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 및 발전시키기 위해 싱가포르와 다양한 협업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면서 “향후에도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더욱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작업자가 의자형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해 아이오닉 5 도어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
한편, 현대차는 이날 HMGICS 준공식에 앞서 싱가포르 물류 기업 PTCL과 ‘수소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협력 MOU’를 체결하고 싱가포르 수소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및 발전에 공동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싱가포르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해 국가수소전략을 발표하고 2050년까지 수소를 포함한 저탄소에너지 생산 비중을 싱가포르 전력 생산의 절반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OU를 통해 현대차는 싱가포르 수소생태계 관련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PTCL은 수소사업 관련 현지 코디네이터로서 현대차의 참여를 지원하고 사업기회를 공동 모색하는 등 싱가포르의 에너지 전환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