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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0g의 기적’ 초미숙아로 태어난 아이, 6개월 뒤 놀라운 일이
해당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계 없습니다. [123RF]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아기를 돌본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시작은 지난 4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응급실로 이송된 산모 김모씨는 당일 오전부터 극심한 복통을 겪었다.

진료 결과는 자궁 경부가 열리는 등 출산 임박. 쌍둥이를 임신 중이던 김씨는 출산 예정일을 약 6개월이나 남겨 놓은 상태였다.

고위험 산모를 담당하는 산부인과 의료진에 전원된 김씨의 초음파 검사 결과, 첫째 태아 양수 과다증, 둘째 태아는 양수과소증 등으로 쌍태아간 수혈증군이 의심됐다.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이란 쉽게 말해 쌍태아에게 가는 혈류량에 차이가 나 생기는 질환이다.

다태아가 태반을 공유하면서 혈류 불균형으로 인해 태아 한 명이 엄마가 아닌 다른 한 명에게 혈액과 영양을 공급 받는다. 수혈을 받은 태아는 과도한 혈액 유입으로, 수혈을 하는 태아는 혈액 부족으로 둘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

응급처치와 치료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나오려는 상황이 이어지자 산부인과 의료진은 응급분만을 진행했다. 4월 6일 첫째 아이는 22주 2일 만에 420g 초소형으로 태어났다. 둘째 아이는 안타깝게도 사산됐다.

환자 가족과 의료진. [아주대병원 제공]

첫째 아이는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 보육기 등 집중치료를 받았다.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 한 420g 초미숙아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혈관이 미성숙해 약물 투약을 위한 정맥로 확보 등 난관이 산적했다.

생후 43일째 태내에 존재하는 동맥관이 출생 후에도 닫히지 않은 탓에 심장혈관흉부외과에서 동맥관 결찰술이 진행됐다. 생후 79일째에는 경관(입줄)을 통해 수유도 이뤄졌다.

생후 106일째에는 미숙아 망막증에 대한 레이저 수술이 시행됐고, 이후 경구 수유 및 산소치료 끝에 3.5kg 건강한 몸으로 엄마의 품에 안길 수 있었다. 생후 175일만이다.

최서희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420g의 태아는 초미숙아로 신생아집중치료실 의료진 뿐만 아니라 소아안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외과 등 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의 긴밀한 협업이 중요했다”면서도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애써 준 의료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아기를 돌본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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