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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보다 돈이 우선”…中 반도체 생산 돕는 대만 기업들
대만 4개 업체, 화웨이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참여
“대만 노린 미사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 비판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서방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중국의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 기업은 중국 반도체 생산 네트워크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3일(현지시간) 다수의 대만 기술 업체가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화웨이 반도체 생산 네트워크 건설 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대만 업체는 반도체 재료 판매업체 탑코 사이언티픽과 건설 전문업체 L&K엔지니어링, 유나이티드 통합서비스의 자회사, 화학업체 시카-훈텍 케미컬 테크놀로지 타이완 등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정부 지원을 받아 반도체 자체 생산을 위한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화웨이는 선전 지역에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반도체 생산 업체인 펑신웨이 IC 매뉴팩처링(PXW), 펜선 테크놀로지, 스웨이슈어 테크놀로지 등 중국 업체에 의존해 자체 설계한 반도체 칩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통해 7나노급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화웨이가 지난달 25일 중국 선전에서 진행된 제품 출시 설명회에서 혁신 기술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신화]

시카-훈텍 케미컬 테크놀로지 타이완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펜션과 PXW 등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를 위한 화학물질 공급 시스템 구축 계약을 수주했다고 웹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업체는 블룸버그 통신이 관련 내용을 문의하자 해당 내용을 황급히 웹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탑코 측은 “중국 자회사가 PXW의 폐수를 처리하는 계약을 진행 중이며 환경 프로젝트는 미국의 제재에 의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며 “계약은 PXW의 제재 이전에 계약이 완료됐으며 반도체 장비나 재료를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통합서비스는 “중국 자회사가 스웨이슈어의 내부 리노베이션을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모회사가 웨이퍼 관련 제품이나 장비를 제조하거나 수출하지 않는 만큼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직접적인 안보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의 기업들이 중국 반도체 생산에 기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정산 대만국립청쿵대학교 교수는 “대만 기업의 도움으로 건설된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결국 대만을 겨냥한 중국 미사일에 사용될 것”이라며 “대만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대만기업의 지원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대만 방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대만 경제부는 중국 인민 해방군이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린청난 국립타이완대학교 교수는 “이들 업체는 이익을 얻기 위해 다른 대만사람들의 안전을 희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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