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종[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달 서울 신림동 등산로에서 출근하던 여성을 강간하기 위해 무차별 폭행하다 살해한 최윤종(30·구속)의 첫 재판이 열렸다. 최윤종은 범행 당시 저항하는 피해자에게 "너 돌머리다. 왜 안 쓰러져?"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진아) 심리로 열린 최윤종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최윤종이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공개했다.

최윤종은 피해자를 너클로 수차례 가격했는데, 피해자가 의식을 잃지 않고 저항하자 그 같이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최윤종이 무직에 '은둔형 외톨이'로 게임 커뮤니티에 짧은 글을 쓰는 것 외에는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했으며, 성폭행 관련 기사를 보고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 범행에 나섰다고 봤다.

검찰은 "피고인은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비현실적·자극적인 판타지와 성인물을 보면서 왜곡된 성 인식을 갖게 됐다"며 "가족 간 문제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여성을 성폭행할 마음을 먹었다"고 분석했다.

최윤종은 이날 법정에서 공소사실에 대해 "전체적으론 맞는데 세부적으로 다르다. 살해할 생각은 없었고 피해자가 저항을 심하게 해 기절만 시키려고 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재판부가 재차 "살해할 생각은 없었고 피해자의 저항이 심하니 기절시키려 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최윤종은 "그러려고 했는데 피해가 커졌다"고 답했다.

그는 반성하는 기색 없이 무덤덤한 태도로 재판부의 질문에 대답했다. 재판부가 "수갑을 차고 재판을 진행해도 되겠냐"고 묻자 "이거요? 없으면 좋을 것 같네요"라고 하거나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안 할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윤종은 지난달 17일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하려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최소 3분 이상 목 졸라 살해한 혐의(성폭력 범죄 처벌 특례법 강간 등 살인)를 받는다.

A 씨는 현장에서 약 20분간 방치됐다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이틀 뒤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