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하락해 정책목표 안정화
확신 들 때까지 긴축 정책 유지”
연준, 연내 금리 추가인상 시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과 부합한 결정이었지만, 동시에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긴축 정책 종료 기대감이 무너졌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 금리 차이는 최대 2.00%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기준 금리를 현 5.25∼5.50% 범위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준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기준 금리 동결에 합의했다.
연준은 수정 경제전망(SEP)에서 “최근 지표상 경제활동이 ‘견조한(Solid)’ 속도로 확장돼 왔고, 일자리 창출은 최근 몇 달간 둔화했지만 여전히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현재 경제상황을 평가했다. ▶관련기사 3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 팽배한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를 직전 전망과 동일한 5.6%(중간값)으로 예상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5.25~5.50%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말까지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6월과 마찬가지로 위원 19명 중 12명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FOMC 정례회의는 11월과 12월 두 번 남았다.
특히 시장의 관심을 끈 것은 내년 말 금리전망이었다. 이번에 연준이 제시한 내년 말 금리 중간값은 5.1%로, 6월의 4.6%에서 크게 올랐다. 당초 내년 네 차례 인하에서 두 차례 인하로 조정한 것이다.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를 전망한 배경에는 여전히 높은 물가, 견조한 성장률, 뜨거운 고용시장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직전 3.2%에서 3.3%로 올렸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직전 1.0%에서 2.1%로 2배 상향했다. 연말 실업률 전망은 직전의 4.1%에서 3.8%로 낮췄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양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데이터를 평가하면서 신중히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상과 달리 연준의 금리 전망이 매파적으로 나오자 미국 금융시장은 출렁였다. 미국 증시에서는 3대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85포인트(-0.22%) 하락한 3만4440.88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75포인트(-0.94%) 떨어진 4402.0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9.06포인트(-1.53%) 밀린 1만3469.13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7bp(1bp=0.01%포인트) 오른 5.178%에, 10년물 국채 금리는 3bp 오른 4.393%로 마감했다.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WTI 선물(근월물)은 1.01% 하락한 배럴당 90.28달러를, 브렌트유 선물은 0.86% 밀린 배럴당 93.53달러에 마감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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