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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트로이트의 제너럴모터스(GM) 분사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초창기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얼마나 얕잡아 보았는지 알려주는 일화가 공개됐다. 생산성 저하, 노동자 파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미국 완성차 업체의 안이한 인식을 보여주는 전형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전기차 업체 니콜라를 이끌고 있는 스티브 기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대화에서 자신이 GM 이사회에서 활동할 당시 경험을 소개했다.
2009년 GM 이사회에 합류한 기르스키 CEO는 회사 측에 테슬라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테슬라는 노트북 배터리를 갖고 노는 엔지니어 무리’라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기르스키 CEO는 “그것은 그 당시 통념이었다”면서도 “우리는 이후 어떻게 됐는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니콜라 역시 테슬라와 비슷한 출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은 경험담을 이야기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설명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기존 완성차 업체 경영진들은 테슬라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을 공공연히 밝혔다고 전했다. GM와 포드 등에서 임원을 지낸 밥 러츠는 지난 2020년 테슬라 주가가 6개월 만에 3배 이상 급등하자 “거의 집단 정신병에 의한 것”이라고 깎아 내리기도 했다. 이후 테슬라 주가는 5배 이상 더 올랐다.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은 8335억달러(약 1106조원)로 자동차 업계 부동의 1위인 반면 GM은 457억달러(약 60조6000억원)으로 12위에 불과하다.
이 같은 미국 완성차 업체 경영진의 근시안적이고 안이한 인식은 최근 생산성 저하와 노조 파업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 자동차 제조업 생산성은 32% 하락했다고 전했다. WSJ은 미국 제조사들이 한국, 대만 등의 경쟁사에 비해 로봇 이용률이 훨씬 낮은 점을 거론하며 생산성 저하는 노동자들의 탓이기도 하지만 경영진의 잘못된 결정 때문이리도 하다고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테슬라 등 신생 전기차 업체와 한국 현대차, 일본 도요타 등이 세제 혜택과 저렴한 인건비 등 친(親)기업 환경을 찾아 미국 남부로 생산기지를 옮길 때도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은 쇠락한 디트로이트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CNN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는 미 자동차산업 일자리 보고서에서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 중심지였던) 중서부 지역보다 남부 지역이 유리하게 균형이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 차량 생산은 남부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