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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 위 순환경제” 롯데케미칼, 협력사와 일군 ESG
WES 곡성 열분해 공장 르포
폐플라스틱→석화원료 탈바꿈
나성용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21일 전남 곡성군에 위치한 연속식 열분해 시설 공장에서 열분해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제공]

“지금은 비록 육지 위 시설에서 폐어망 등 폐플라스틱을 처리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폐유조선을 개조해 열분해 시설을 배 위에 설치하고, 바다 한가운데서 곧바로 친환경 재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꿈입니다.”

21일 찾은 전남 곡성군의 연속식 열분해 시설 공장. 국내 강소기업인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WES)이 만든 이 공장에서는 전남 전역에서 수거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들이 24시간 동안 쉴새 없이 열분해유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나성용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100%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16개의 특허 기술이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이) 가능한 것”이라면서 “곡성 공장에서 한 달에 1200t에 이르는 해양 폐기물이 처리되고 있는데, 열분해 과정을 거치면 폐기물 무게의 절반인 600t 이상의 열분해유를 추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분해유 가운데 70%는 나프타(납사), 나머지 30%는 중질유 등으로 다시 추출돼 주요 석유화학 제품 등의 원료로 다시 활용된다.

특히 롯데케미칼과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은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나 대표는 “직원 월급도 못 줄 정도로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독자적인 기술 개발이 완료되고 롯데케미칼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롯데케미칼은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를 직접 발굴해 약 3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롯데벤처스가 운용 중인 ‘롯데케미칼ESG펀드’를 통해 집행된 것으로, 해당 펀드는 차세대 에너지·탄소 중립 등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됐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을 동반성장 파트너로 선정,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롯데케미칼과 재활용 나프타 장기 구매 계약을 맺었고, 제품 고도화를 위한 기술 지원까지 받게 됐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이 수거하고 처리해 열분해 나프타를 생산하고, 롯데케미칼은 재생 나프타를 기존 설비에 투입해 폴리머를 생산하고 시장에 공급한다. 이 때 다시 발생되는 폐기물을 재수거하고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이 처리하는 완전한 자원순환 모델을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은 파트너사의 ESG 역량을 강화하고 친환경 등의 공유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5년 약 5만t의 친환경 합성수지 제품 생산과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약 15만t으로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바다 등에서 오염된 폐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려워 단순 폐기 또는 소각되는 비율이 전세계적으로 8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이 개발한 연속식 열분해 기술은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을 받는다. 기존 열분해시스템은 장시간 가열과 냉각을 반복하지만, 연속식은 한번의 가열로 일정한 반응 온도를 계속 유지한다.

웨이스트에너지솔루션은 열분해 분야에서 국내 유일하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공정안전보고서(PSM) 심사를 통과했다. 곡성=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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