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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찍고 ‘부산’ 가는 미쉐린 가이드…‘☆☆☆’의 뜻 아시나요 [푸드360]
1일 부산 해운대구 파크 하얏트 부산 호텔에서 진행된 미디어간담회에서 이정실(왼쪽부터) 부산관광공사 사장, 크리스 글레드힐 미쉐린 가이드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지역 세일즈 및 파트너십 부사장, 박형준 부산시장, 엘리자베스 부쉐-앙슬랑 미쉐린 가이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와 미쉐린의 캐릭터 비벤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부산)=김희량 기자] 부산을 찾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당신이 미식가라면 말이죠.

글로벌 미식관광가이드북인 프랑스의 미쉐린 가이드는 2017년 서울편 발간에 이어 부산을 새로운 발간 도시로 선정했다고 1일 발표했습니다.

부산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리스트는 내년 2월 공개 예정입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부산 맛집 가이드가 생기는 셈이죠. 부산을 대표하는 돼지국밥과 밀면도 미쉐린의 별을 받게 될까요.

‘미식가 바이블’ 미쉐린 가이드, 내년 2월 ‘부산편’ 발간 예정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가온’에 놓여 있던 미쉐린 3스타 인증판. 가온은 지난해를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김희량 기자

여행자의 바이블이 론리 플래닛이라면, 미식가의 바이블은 미쉐린 가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는 1900년 발간을 시작, 현재 40여개 국가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미식 평가서입니다. 식품 관련 학위를 가진 전문가인 익명의 평가단이 도시별 맛집에 한 개부터 세 개까지 별점(☆)으로 등급을 부여합니다.

미쉐린 3스타 한식 파인다이닝 가온의 요리들. 김희량 기자

최고 등급인 3스타(☆☆☆)는 “요리가 너무나 훌륭해 식당을 찾으러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섭렵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죠. 현재 기준 한국의 3스타 식당은 창조적 현대식 레스토랑인 ‘모수’ 1곳입니다. 함께 3스타로 선정된 한식 파인다이닝 ‘가온’은 지난해 말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초기 미쉐린 가이드의 모습. [미쉐린 가이드 제공]

미쉐린 가이드의 별은 먹기 위해 그 지역을 찾아가게 만드는 ‘힘’을 가졌습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준비하는 부산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이유죠.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미식 시장의 규모는 2021년 기준 6965억달러, 한국 돈으로 약 921조원 규모거든요. 세계의 미식 관광객이 몰려들면 지역 식당의 수준 향상을 물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서울에는 올해 기준 35개의 스타 레스토랑, 57개의 빕그루망(Bip Gourmand)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빕구르망 레스토랑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부여되는 등급입니다. 미쉐린 가이드가 보는 합리적인 가격의 기준은 현재 1인분 평균 4만5000원(유럽 35유로·일본 5000엔·미국 40달러) 이하입니다. 이웃나라의 경우 일본 도쿄에는 올해 기준 200개의 스타 레스토랑, 222개의 빕구르망 레스토랑이 있고요. 중국 베이징에는 36개의 스타레스토랑, 19개의 빕구르망이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별점 평가의 의미 [미쉐린 가이드 제공]

다른 아시아 지역 도시와 한국 시장이 다른 점은 스타레스토랑 대비 빕구르망 식당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인데요. 20만~40만원대로 비교적 고가인 파인다이닝 문화가 아직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부쉐-앙슬랑 미쉐린 가이드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빕구르망이 많은 한국 미식시장의 특징이 좋은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빕구르망이 많다는 것은 저렴하게 훌륭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한국에 많다는 의미”라며 “비용 문턱이 낮기 때문에 여러번 그 음식을 찾게 하는 것이 강점”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미쉐린 가이드는 부산을 선택한 이유로 ‘신선한 해산물 공급’이 가능한 점을 꼽았습니다. 이날 크리스 글레드힐 미쉐린 가이드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지역 세일즈 및 파트너십 부사장은 “세계적 수준의 항구를 가진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은 신선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익명 평가원, 심사중…길거리 음식 셰프에게도 기회”
미쉐린의 CI. 캐릭터 비벤덤이 그려져 있다. [미쉐린 가이드 제공]

부산의 스타 레스토랑이 몇 곳이 될 지는 알 수 없다고 하네요. 부쉐-앙슬랑 디렉터는 “스타 레스토랑은 음식 종류별 쿼터가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며 “호텔이든, 길거리 음식이든 모든 셰프에게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도 익명의 평가원들은 부산 곳곳의 지역을 돌아다니며 미쉐린의 5가지 기준(요리의 수준·요리의 완벽성·셰프의 창의적 개성·조화로운 풍미·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에 따라 식당을 평가하고 있답니다.

다만 미쉐린 가이드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맛이라는 영역을 평가하는 데다 평가원의 익명성으로 인해 공정성 시비가 붙기도 한 선례가 있거든요.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오히려 셰프가 압박감을 느끼거나 창의성이 제한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대만 출신 스타 셰프인 앙드레 창과 프랑스의 유명 셰프인 세바스티앙 브라 등은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받은 별점을 빼달라고 요청한 사례가 있습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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