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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가 채점’ 선관위에 여야 ‘다 놀랐다’…국정조사 협상 ‘탄력’ [이런정치]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국정조사 관련 협상 시작
선관위 사무총장·차장 자녀 특혜…“역린 건드렸다”
행안위 논의, 위원장 공석에 빨라야 이달 중순부터 가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월3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와 후속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김진 기자] 여야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자녀 특혜 채용 비리’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했다. 국민의힘이 시동을 걸었고 더불어민주당도 ‘비리 백화점’ 수준의 채용 양태가 고스란히 드러나자 ‘문제가 있다’고 내부 결론 내리고 국조 협상 기류로 전격 선회했다. 다만 선관위 사무총장직 인선을 두고선 추후 여야간 의견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양수 국민의힘·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국정조사 관련 협상에 돌입했다. 전날 국민의힘이 ‘선관위 국정조사’를 제안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긍정’ 반응을 보이면서 이날 오전부터 국정조사 일정 등 세부 협의에 들어간 것이다.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동의로 국정조사 요구서가 제출되고, 본회의에서 재적 과반 출석·과반 찬성으로 국정조사 계획서가 통과돼야 실시된다. 167석을 가진 민주당이 추진에 동의한 만큼 국정조사가 무리없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내내 갈등을 빚어온 여야가 이례적일 정도로 빠르게 합의한 배경에는 이번 논란이 한국사회의 역린인 ‘공정’ 문제를 건드렸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전날 발표된 선관위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5급 이상 직원 대상 조사에서 총 10건의 자녀 채용 사례가 확인됐다. 이번 논란으로 면직된 송봉섭 사무차장은 비공개 경력채용에서 자신의 딸을 직접 추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찬가지로 면직된 박찬진 사무총장의 자녀 채용 과정에서도 순위 조작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채용 비리는 부동산·입시 비리와 함께 국민 정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3대 주제”라며 “정쟁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도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특혜 채용 비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돼선 안 된다는 것이 저와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사실상 국정조사 추진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여야를 불문하고 누적된 선관위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전날 ▷전현직 간부 4명 경찰 수사의뢰 ▷국민권익위 전수조사 진행 ▷외부 인사 참여 감사위 운영 등을 대책으로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한 국회 관계자는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 선거 실무 능력과 관련해 여야 모두 쌓인 게 많았다”며 “이번 논란으로 개혁 물꼬를 틀 명분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조사와 더불어 제도 개선도 이뤄질 전망이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선관위 감사관 자격 조항을 신설하는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계획이다. 선관위 감사제도를 총괄하는 감사관의 자격은 현재 행정규칙에서 정하는데, 이를 상위법에 명시해 내부 감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국정조사 과정에서 제기되는 선관위 문제점들도 상임위 차원의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행안위 차원의 논의가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 내 하반기 상임위원장 교통정리가 마무리 되지 않으면서 행안위원장이 공석이기 때문이다. 행안위원장은 빨라도 이달 12일 본회의에서 임명된다.

한편에서는 여야의 관련 논의가 서로를 겨냥한 정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나온다. 야권에서는 앞서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soho0902@heraldcorp.com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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